‘매립 중단 위기’ 부산 유일 산폐장, 새 운영자 나섰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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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종합물류업체 국양로지텍
기존 운영사 인수 절차 진행 중
폐기물 처리업으로 확장 복안
향후 5~6년간 기능 유지 ‘안도’

부산 유일의 산업폐기물 매립장인 부산 강서구 송정동 ‘부산그린파워’. 정종회 기자 jjh@ 부산 유일의 산업폐기물 매립장인 부산 강서구 송정동 ‘부산그린파워’. 정종회 기자 jjh@

부산 유일 산업폐기물 매립장(이하 산폐장) 매각(부산일보 7월 31일 자 1면 보도)에 따라 부산 종합물류업체 국양로지텍(주)이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양로지텍 측이 산폐장 영업을 계속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산폐장 소유권 변동에 따라 업종 변경 우려를 했던 부산시와 지역 사회도 폐기물 대란 우려를 덜어내게 됐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자료에 따르면 부산 중구 소재의 종합물류업체 국양로지텍(주)은 지난달 13일 ‘타 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을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했다. 강서구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운영하는 (주)부산그린파워 주식 전량을 매입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인수에 투입되는 자금은 약 800억 원이다. 1998년 설립된 국양로지텍은 해상·항공·육상운송을 담당하는 종합물류 서비스 회사다.

앞서 지난 7월 부산그린파워 17만 1000㎡ 면적 부지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2009년 10월부터 부산 유일 산폐장으로 매달 수백t의 폐기물을 수용한 부산그린파워 매각 소식은 지역 사회의 우려를 자아냈다.

최초 매립업 허가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유주가 언제든 산폐장을 복토해 체육시설 등으로 업종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종 변경이 실제 이뤄질 경우 부산의 기업들은 경남 등 역외 산폐장으로 ‘원정 폐기’를 다녀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에 대해 국양로지텍 측은 ESG 경영 확대 취지로 부산그린파워 인수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기존 주력 사업인 육상 운송업과 더불어 환경 부문의 폐기물 처리업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복안도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산폐장의 위치가 국양로지텍의 주요 물류 운송 거점인 부산항, 부산신항과 가까운 점도 이번 인수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국양로지텍 관계자는 “산폐장 업무를 최대한 이어갈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승인이 나와야 하는데, 모든 인수 절차는 올해 연말 중으로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기준 산폐장 잔여 용량은 69만㎥으로 수용률은 74%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7만 5000t의 산업폐기물을 처리했다. 올해 폐기물 처리 속도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향후 5~6년 동안 산폐장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토지e음에 따르면 부산그린파워는 명지·녹산국가산업단지 내 일반공업지역에 위치해 골프연습장 등 제2종 근린생활시설 건립이 가능하다.

산폐장 소유권 변동에 지역 산업계가 들썩였던 만큼, 산폐장 추가 건립 필요성의 목소리도 자연스레 커진다. 한 민간사업자가 기장군 장안읍에 13만 2791㎡ 규모 신규 산폐장 건립을 추진했으나 2년가량 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23년 2월 신규 산폐장 건설 계획을 승인한 부산시는 지난해 말 산폐장을 포함한 기피 시설 인가권을 기초지자체에서 시로 환원하기 위해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무산됐다.

시 자원순환과 “산폐장 매각이 이뤄지면 새 소유주 측과 협의에 나서 산업폐기물 매립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신규 산폐장 건립 건은 지역 반발로 뚜렷한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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