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휴업’ 통영 수산부산물 자원화시설, 준공 2년 만에 정상화 시동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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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동발전, 굴패각 탈황제 활용 협약
연간 5만t 기존 석회석 대체제 사용 목표
“골칫덩이 아닌 경제 활동 자원화 기대”

통영시는 3일 한국남부발전(주)과 ‘굴패각 탈황제 활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통영시 제공 통영시는 3일 한국남부발전(주)과 ‘굴패각 탈황제 활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통영시 제공

경남 통영시가 국비 등 160억 원을 들여 완성하고도 눈덩이 적자 우려에 준공 후 2년 가까이 개점휴업 상태(부산일보 2024년 2월 11일 자 11면 보도)였던 경남 통영시 수산부산물자원화 시설이 마침내 정상 가동에 들어간다. 주력 생산품이지만 마땅한 수요처가 없어 적자의 원흉으로 지목된 굴 껍데기(패각)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요처를 찾았다.

통영시는 3일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남부발전(주)과 ‘굴패각 탈황제 활용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탈황제는 화력발전소 연료 연소 때 발생하는 황산화물을 제거하는 물질이다. 주로 석회석을 사용하는데, 이를 수산부산물 자원화시설에서 탈황제로 가공한 굴패각 재활용품으로 대체하는 게 핵심이다.

협약에 따라 통영시는 친환경 제품 공급을 책임진다. 한국남부발전은 이를 하동화력발전소 탈황제로 활용하며 기존 석회석 대체비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이미 이를 위한 1차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남동발전은 내년 2월 2차 테스트를 진행해 본격 도입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굴패각 사용량을 기존 석회석의 40%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연간 5만t 규모로 계획대로라면 자원화시설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소비하게 된다.

천영기 통영시장은 “많은 관심과 우려 속에 있는 수산부산물 자원화시설의 성공적인 운영에 역사적인 첫발을 내딛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 시설은 통영시가 160억 원(국비 75억 원, 도비 25억 5000만 원, 시비 59억 5000만 원)을 투입해 완성한 국내 최초 공공 굴패각 재활용 설비다.

통영 등 경남 남해안은 국내 최대 생굴 산지로 한 해 25만t에 달하는 패각이 배출된다. 굴패각은 탈황제나 석회석 대체 원료, 황토 포장재, 건설 골재, 인공어초, 비료, 플라스틱 대체제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지만 사업장폐기물로 지정된 탓에 처리는 물론 재활용에도 큰 제약을 받아왔다.

처리도 쉽지 않다. 배출자가 직접 또는 위탁 처리해야 하는데, 전문 장비로 공해상으로 가져가 투기해야 해 정부 보조를 더 해도 어민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8만 6000여t, 통영에만 약 5만t의 패각이 박신장 주변이나 해안가 공터에 방치돼 악취와 환경 오염 유발 온상으로 지적돼 왔다.

통영시가 지역 굴 양식업계 최대 골칫거리 패각 처리 위해 국비 등 160억 원 들여 2923년 11월 준공한 수산부산물 자원화시설. 통영시 제공 통영시가 지역 굴 양식업계 최대 골칫거리 패각 처리 위해 국비 등 160억 원 들여 2923년 11월 준공한 수산부산물 자원화시설. 통영시 제공

반면 자원화시설에선 하루 300t, 연간 8만t 상당의 패각을 재처리해 생석회(탈황제)와 골재용 모래를 생산한다. 정상 가동 시 골칫덩이 패각 전량 처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연간 15억 원 상당의 예산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통영시 계산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운영비용과 재활용품 수요를 고려할 때 만성 적자가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탈황제 시장이 한정된 상황에 기존 제품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최초 시설이라 운영 경험이 있는 업체가 없고, 운영비 추정 역시 난해했다. 이 때문에 2023년 말 시설을 완공하고도 수탁 업체를 찾지 못해 하세월 했다.

그러다 지난 5월 입찰을 통해 (주)에코쉘·(주)테크로스·(주)동성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을 민간위탁업체로 낙점, 지난달 운영을 시작했다. 지자체 지원 없이 재활용 생산품 판매로 운영비를 충당하는 조건인데, 남동발전 공급이 시작되면 보다 안정적인 가동이 가능해진다.

통영시 관계자는 “판로 개척만 잘 된다면 끊임없이 발생하는 굴패각도 골칫거리가 아닌 귀중한 경제 활동 자원이 될 수 있다”면서 “다양한 수산부산물이 소중한 자원으로 재탄생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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