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값 6.5% 상승…‘990원 소금빵’ 판매로 빵값 논란 커져
8월 빵값 상승률, 소비자물가 3배 달해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 990원빵 판매
우리나라 빵 너무 비싸다는 논란 이어져
빵값이 지난해보다 6% 이상 상승한 가운데, 최근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의 ‘990원 빵’ 판매로 적정 가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빵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5%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7%)의 3배 이상이다.
빵 가격이 이처럼 크게 오른 것은 2023년 7월(8.6%)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빵의 주재료인 밀가루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의 영향으로 2023년 9월 45.5%까지 급등한 뒤, 이듬해 9월에는 3.8% 하락했다. 이후에는 -1.4%∼0.1% 움직이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전쟁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다.
달걀 가격은 지난 4월 이후 꾸준히 올랐고 8월에는 1년 전보다 8.0% 뛰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시작된 출고가 인상이 누적돼 반영되고 있으며,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 등도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명 경제 유튜버 '슈카'는 최근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에 대응하겠다며 소금빵과 베이글 등을 990원에 판매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일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마치 기존 빵집들이 과도한 이윤을 남기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국내 빵값이 주요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공주대 산학협력단이 공정거래위원회 의뢰로 수행한 ‘제빵산업 시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빵 소비자물가지수는 129로, 미국(125) 일본(120) 프랑스(118)보다 높았다.
100g당 평균 빵 가격도 한국(703원)이 프랑스(609원), 미국(588원), 호주(566원)보다 비쌌다.
보고서에는 국내 베이커리 전문점의 수익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분석도 담겼다.
매출은 2020년 약 6조 240억원에서 2022년 약 7조 5700억원으로 2년 사이 25.7%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00억원에서 4700억원으로 75.3% 늘었다.
공장에서 생산하는 양산빵 시장도 확대 추세다. 국내 양산빵 판매액은 2018년 2조 8372억 원에서 2022년 3조 9589억 원으로 연평균 8.7% 증가했다.
kg당 생산 단가는 2020년 2009원에서 2022년 4534원으로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판매단가는 2485원에서 5591원으로 뛰어서 생산 단가와의 격차도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최종 결론을 비공개했지만, 설탕·계란·우유 등 주요 원재료가 가공·유통되는 과정에서 시장 경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지난 4월부터 농심, 오리온, 롯데웰푸드, 크라운제과, 해태제과 등 주요 식품업체를 상대로 현장조사에 나서서 빵·과자류 출고가 인상 과정에서 담합이 있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