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뷰] 북극항로 연관 산업과 부산의 과제
김양언 ㈜백화수산 대표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에 자리 잡아 바다를 통해 많은 발전을 이루어 냈다고 할 수 있는 해양 국가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글로벌 무역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었던 것도 조선, 물류, 수산, 해양관광 등 다양한 해양산업이 국가 경제의 핵심축으로 작동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해양산업의 중심에는 바로 부산이 있다. 부산은 지리적으로나 산업 잠재력으로나 국제무역과 해양 물류의 거점이다. 부산항은 연간 2400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세계 제7위의 항만으로서 부산 경제를 견인하고 있으며 그 전략적 가치와 발전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수도권 중심의 행정과 정책으로 인해 부산의 해양산업 역량은 국가 정책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으며, 해양 경쟁력은 날로 쇠퇴하고 지역 불균형은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 추진되는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 및 부산 중심의 물류체계 구축은 단순한 지역 균형발전 차원을 뛰어 넘는다.
줄어드는 빙하만큼 커지는 연관 산업
전세계가 뛰어드는 격전의 마당 열려
해안지역 역량 결집하는 게 해양수도
부산의 존재증명은 바로 거기서 시작
해양산업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 부산권에 역량을 모으는 것은 국가 전체 산업구조를 개혁하는 국가적 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 및 해양 관련 공공기관과 HMM 등 해운업체의 부산 이전은 부산항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부산의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여 부산이 싱가포르, 상하이, 로테르담과 같은 해양도시로 가기 위한 초석이다. 부산시민은 이번 기회에 부산을 완전히 탈바꿈하여 해양수도를 뛰어 넘어 경제수도로 도약할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크게 기대하고 있다.
지금의 부산은 계속되는 인구 유출로 ‘노인과 바다의 도시’라는 오명이 지어진 지 오래이고, 부산의 경제를 견인하던 부산의 수산업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로 수산자원 감소, 어업경비 상승, 유통구조변화 위기 등 우울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로 북극 얼음이 녹아 북극항로 개척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북극항로와 해양수도 부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반도가 북극항로 거점으로 발전할 기회가 오고 있다며 그 핵심에 부산이 있다고 강조한다. 북극항로 개척의 의미는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새롭게 열다. 미개척 분야를 처음 시도하다”는 것이다. 이미 독일 벨루가 해운은 2009년 러시아 국적이 아닌 세계 최초 상업선박으로 북극항로를 완전 횡단한 적이 있고 벤타머스크호는 2018년 최대 내빙 컨테이너선으로 첫 북극항로를 운항했으며, 2024년 중국 대형 컨테이너선 두 척이 북극해역을 교차했다. 기후 변화로 뜨거워진 북극은 개척 경쟁으로 더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북극항로 연관 산업과 어떤 시나리오로 전략을 짜서 수요와 개발을 찾아야 할 것인가? 북극항로 연관 산업이란 북극해를 통과하는 새로운 항로 개척과 함께 발생하는 해운·물류·조선·해양플랜트·첨단 ICT·신재생에너지·자원개발·해양안전·북극항로AI·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되는 새로운 신성장 산업군이다. 시장규모만 2035년 193.4억 달러(약 25조 원), 2050년 5385.3억 달러(약 700.1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 쇄빙선 건조에 특화된 핀란드 금융 시스템과 독일의 AI 산업 사례인 자율항로 계획기술, 영국의 혁신적 해빙 예측 시스템, 유럽연합(EU)의 가상 관제실 플랫폼, 핀란드의 SAR위성 기술, 덴마크의 불법 선박 탐지 시스템 등 각국의 활발한 연구가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일본도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기술 정보인프라 중심의 점진적·실용적 투자로 보수적인 안정을 추구하며 대형조선 해양 중심이 아닌 위성, 기상, 통신 인프라처럼 운영체계의 설계자 역할을 추구하는 중이다. 중국은 빙상 실크로드 중심의 공세 전략으로 일대일로 의 핵심축으로 위치하며 북극 사업과 인프라 투자를 가시적이고 대규모로 진행되어 신속한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이 같은 세계적 추세에 발맞추기 위해 부산이 해양수도로서 앞장을 서야 한다. 북극항로 개척은 부산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 과제이므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부울경 동해안과 남해안과 인근 내륙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해변을 끼고 있는 각 지역의 특성과 강점을 끌어 모아 서로 협조 협력하면서 가는 것이야말로 북극항로 연관 산업과 북극항로 개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지역 간 소모적 경쟁에서 벗어나 부산이 큰 첫발을 내딛으며 국가적 어젠다의 깃발을 흔들되 지역별 특성을 어떻게 한데 모을 수 있을 것인가가 북극항로 연관 산업 활성화를 위한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 부산이 ‘해양수도’인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으며 이를 잘 수행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야만 개항 150년의 과거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