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강선우·이진숙 사퇴론… 이 대통령 '결단'할까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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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강선우·이진숙 고리로 낙마 집중포화
대통령실도 "주의 깊게 검토" 한층 신중 기조
여권 내부서도 우려 "국민 여론 지켜봐야"
강 후보자, 단체부터 보좌진까지 일괄 비판
이 후보자도 각종 의혹에 사면초가, 李 결단에 이목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비토 의견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첫 낙마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낙마 공세’를, 더불어민주당은 ‘후보자 엄호’를 펼치는 상황 속에 대통령실은 국민 여론 향방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친여 성향 단체까지 후보자 자격을 지적하고 나서면서 ‘국민 눈높이’를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의 판단과 결심에 이목이 쏠린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자신의 논문 표절과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 제자를 상대로 한 인체실험, 자녀 조기 유학 등이다. 국민의힘은 공교육 수장으로서 이 후보자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5만 원권과 5000원권 지폐를 들어 보이며 “우리 부모들은 (지폐 모델인)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 선생님을 보면서 ‘어렵고 힘들고 배고픔이 있지만 견디면서 내 자식만큼은 훌륭하게 키워야겠다’는 여망으로 오늘날까지 왔다”며 “(자녀를 해외로 유학시킨 후보자가 아닌 사람이) 공교육 책임자가 돼야 한다”며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같은 당 서지영 의원도 “이 후보자 자녀가 졸업한 미국 사립고교·대학교 학비가 총 10억여 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후보자 외에 그 어느 누가 이런 교육을 자녀에게 제공할 수 있겠느냐. 후보자는 공교육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은 논문 표절 등 의혹을 정조준하며 이 후보자의 자질 부족을 거듭 강조했다.

강 후보자 또한 지난 14일 약 14시간에 걸쳐 진행된 인사청문회 이후에도 관련 의혹 제기가 끊이질 않고 있다. 보좌진 갑질 의혹과 임금체불 의혹, 직원 재취업 방해 등 여가부 장관 후보자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의혹이 이어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16일에는 친정 식구격인 민주당 보좌진 협의회(민보) 역대 회장단까지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민보협 역대 회장단은 입장문을 통해 “강선우 후보자의 보좌진에 대한 갑질 논란은 국민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겼다”며 “권한을 명분 삼아 권위를 휘두르고 무엇이 잘못인지 모른 채 갑질을 반복한 자가 여성가족부 장관이라는 공직을 맡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도, 시대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고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사실상 벼랑 끝에 몰린 강 후보자에 대한 적극 엄호보다는 ‘국민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인사 문제는 대통령실도 국민 눈높이에서 예의주시하고 있기에 청문회가 끝나면 종합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며 “진실한 사과와 소명 등을 보고 국민께서 판단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가 오전 질의를 마치고 정회되자 청문회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가 오전 질의를 마치고 정회되자 청문회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집중 포화에 장관 후보자들의 의혹이 잇따라 터지면서 청문회 초반 여론이 불리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게 여권의 진단이다. 여권은 낙마를 막아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만일 몇몇 장관 후보자들이 낙마할 경우, 이재명 정부의 국정 동력은 시작부터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진보 야당까지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면서 대통령실의 긴장감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진보당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강 후보는 사실상 갑질 문제에 대해 인정했고 거짓 해명 논란이 일며 국민 신뢰를 잃었다”며 강 후보자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대통령실은 국민 여론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국민 여론에 따라 최종 판단하겠다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이 대통령이 그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선과 국정 운영을 강조한 만큼, 이 대통령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두 후보자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의혹이 낙마 사유라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실은 인사청문회 과정을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에서 달라진 부분은 없다”고 답했다. 강 대변인은 “아직 (판단) 시점은 결정된 바 없고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강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강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 “본인의 소명과 적절성 여부를 주의 깊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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