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소방 인허가 비리로 확대’ 반얀트리 수사… 현직 소방관 2명 피의자 입건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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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소방관 2명 피의자 전환
경찰, 인허가 과정 비리 포착
전·현직 소방 간부 줄줄이 소환

부산소방재난본부 건물 전경 부산소방재난본부 건물 전경

6명의 사망자를 낸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화재 사건의 경찰 수사가 소방 인허가 비리로 확대되고 있다. 반얀트리 리조트 소방 시설 허가 문제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소방관 2명이 경찰 수사 개시 통보로 인사 조치됐다.

16일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소방본부는 지난 14일 반얀트리 리조트 소방시설 인허가 부서에 있던 A 소방위를 타부서로 전보하고 인허가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B 소방령을 직위해제했다. 반얀트리 리조트 화재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지난 11일 소방본부에 2명을 피의자로 보고 수사 개시를 통보했다. 지난 2월 화재 이후 현직 소방관 2명이 피의자로 전환된 건 처음이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관련 직무와 피의자 전환 여부 등을 고려해 업무 배제 차원의 인사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화재 이후 기장소방서를 압수수색하는 등 소방 시설 인허가 과정을 중점적으로 수사해왔다. 특히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 등 기본적인 소방안전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화재 당시 준공이 난 상태였음에도 리조트 건물은 내외부 공사가 한창이었던 점에서 인허가 절차 전반에서 부실이나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해왔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인허가 관할 부서에 없던 B 소방령이 인허가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인허가 관련 행정 착오나 직무 태만이 아닌 리조트 측과 소방 조직 간 유착으로 인한 인허가 비리로 보고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달부터 경찰은 전·현직 소방 간부들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르면 이달 중 소방시설 관련 인허가 비리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으로 자세한 내용은 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 14일 오전 10시 51분 기장군 기장읍 반얀트리 해운대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지고, 27명이 부상을 입었다. 화재 당시 공사 현장에는 40여 개 하청업체의 작업자 841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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