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비대위원장 지명…권-권 체제로 '안정형 비대위'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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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원장에 5선 권영세 지명
투톱 체제로 권성동 원내대표와 비대위 합
국정 안정에 당 화합·변화 중책
등 돌린 국민 여론도 과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권영세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해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권영세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해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탄핵 정국 속에서 당을 이끌 적임자로 수도권 5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을 택했다. 안정감 있는 중진을 당 중심에 세워 ‘안정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보수 궤멸 위기 속 당 화합과 변화, 차가운 국민 여론 수습 등 국민의힘 비대위는 당장 산적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당 재정비와 쇄신을 이끌 권영세 비대위원장 후보를 국민께 보고드린다”며 권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6일 상임전국위원회, 30일 전국위원회를 거쳐 권 의원의 비대위원장 임명을 공식적으로 의결할 예정이다.

권 원내대표는 리더십과 경력, 즉각 투입이 가능한 인물 등을 언급하며 권 의원의 안정적인 리더십을 강조했다. 안정감 있는 중진 인선을 통해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탄핵 국면에서 일단 내부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정계에 입문한 지 20년이 훌쩍 넘은 권 의원은 서울 영등포을과 용산 지역구를 거치며 5선을 지낸 중진 의원이다.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주중대사를 역임했고, 윤석열 정부 초기 통일부 장관을 지낸 바 있다. 검사 출신이기도 한 그는 법조, 외교, 행정 등 다방면에서 경험이 풍부한 당내 핵심 자원으로 거론돼 왔다. 특히 2012년에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2021년에 선대위 선대본부장을 지내는 등 두 차례 대선 지휘를 통해 정권 탄생을 견인한 바 있다. 당장 ‘조기 대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당내에선 이같은 그의 풍부한 경험을 높은 경쟁력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안정감 있고 표용력을 가진 중진 의원으로, 권 의원은 분열된 당 상황을 잘 봉합할 적임자로 꼽힌다”며 “지금은 참신하고 통통 튀는 비대위가 아닌 당을 재정비하고 쇄신을 이끌 안정형 인물이 당을 끌어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비대위 체제로 접어든 국민의힘이 풀어내야 할 과제도 산적하다. 8년 만의 현직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당 내부는 분열상을 띠고 있고, 국민 여론은 차갑게 식은 상태다. 계엄과 탄핵으로 등 돌린 민심 반등을 위해 당 쇄신을 통한 재건 발판 마련도 시급하다. 조기 대선 준비도 관건이다.

투톱 체제의 중심에 선 권 의원과 권 원내대표 모두 당내 안정감 있는 의원으로 꼽히는 만큼, 당분간 당을 안정시키고 야당 공세 차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이 당 내부를 관리하고, 권 원내대표가 대외 공격수를 맡는 형식인 셈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탄핵보다 더 무서운 것은 분열”이라며 단일대오를 강조하기도 했다. 권 의원과 권 원내대표 모두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로 분류되는 탓에 ‘도로 친윤당’이라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선 권 의원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만큼 단일대오 형성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친한(친한동훈)계 조경태 의원은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정당의 이미지를 벗는 게 중요하다”며 “대통령과 (여당을) 분리하는 게 비대위원장으로서 첫 번째 책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은 ‘도로 친윤당이란 비판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에 “같이 상의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영남당, 극우당, 친윤당이 되지 않을 수 있는지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비대위가 출범하는 대로 계엄 사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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