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더위에 부산 지자체 폭염 대책 안간힘
무더위 열흘가량 지속
목걸이 선풍기·양산 등 배부
온열질환 예방 위해 전력
찜통 더위가 열흘 가까이 이어지면서 부산 기초 지자체들도 폭염 대책을 세우기에 분주하다. 양산, 생수뿐 아니라 목걸이형 선풍기까지 나눠주며 폭염 대비에 총력을 기울인다. 도심 열섬현상을 잡고자 쿨링 포그(안개형 냉각수) 설치, 살수 작업도 병행하는 중이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부산 전 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부산 동부 지역(해운대·수영·남구, 기장군)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미 폭염경보가 발효된 상태로 무더위가 벌써 열흘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발효된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부산 기초 지자체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냉방 시설을 설치하거나 용품을 나눠주는 등 무더위 대응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동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올해 도시철도 1호선 부산진역과 부산진시장 등에 쿨링 포그 3개소를 조성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위주로 도심 열섬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쿨링 포그는 일대 기온을 3~5도가량 낮춰준다. 금정·서구 등 여러 기초 지자체도 버스 정류장, 전통 시장 등 체류 시간이 길고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쿨링 포그를 설치했다.
해운대구청은 2022년 설치한 ‘쿨링·클린로드 원격제어시스템(클린로드 시스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클린로드 시스템은 해운대해수욕장 앞을 지나는 해운대해변로 500m 구간의 5개 지역에 자동으로 물을 뿌리는 장치다. 폭염특보가 발효될 경우에는 하루마다 최대 3번에 걸쳐 바닥에 있는 장치가 도로 위에 물을 뿌린다.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이 느끼는 더위를 줄이는 데도 효과가 있다.
부산 남구에서는 군 당국이 살수 작업에 손을 보태고 나섰다. 해군작전사령부에 따르면, 5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한 달가량 살수차 2대로 남구 주요 간선도로에 대해 살수 작업을 실시한다. 용호동 LG메트로시티~부산성모병원에 이르는 약 3km 구간에 대해 살수 작업이 이뤄진다.
무더위를 막아주는 각양각색의 물품에도 주목이 쏠린다. 특히 영도구청은 아예 목에 거는 형태 선풍기인 ‘넥밴드 선풍기’ 83대를 주민에게 지급하기도 했다. 남구청을 비롯한 대다수 지자체는 ‘양심 우산’을 운영 중이다. 차가운 물을 나눠주는 것도 주민 반응이 좋은데, 수영구청 경우에는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300ml짜리 생수병 8만 8000개가 지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민원 업무로 수영구청을 찾은 김도영(37·수영구) 씨는 "폭염에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는데, 정작 밖에서 물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쉽사리 없다"며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곳에 물 냉장고를 설치한 것은 좋은 정책이라 본다"고 말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위한 폭염 대책도 많은 기초 지자체가 시행 중이다. 부산진구청은 예산 3000만 원을 편성해 관내 쪽방 주민들이 폭염대비 장소로 대피할 수 있도록 조처했다고 전했다. 사상구는 노숙인이 주로 나타나는 지역에 하루마다 순찰 활동을 실시하는 중이다.
특히 독거노인이 많은 원도심 기초 지자체들은 생활지원사, 재난 도우미 등이 일주일에 2~3번씩 독거노인, 취약 계층 가정을 방문해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부산대 행정학과 김용철 교수는 "폭염도 일종의 사회적 재난이다. 노령층, 저소득층일수록 폭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쪽방 주민, 노숙자 등 취약계층이 폭염으로부터 몸을 피할 수 있도록 행정이 기존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기준 부산 기온은 32.1도, 체감온도는 33.3도다. 다음 주 금요일까지 하루 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돌 것으로 예고됐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