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린 ‘김해린 결혼정보’ 대표 “홀로 탈북한 여성들이 행복한 가정 꾸려 잘 정착하길 바랍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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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만나 안정된 가정을 꾸리는 것이 북한 여성들의 유일한 꿈입니다.”

올 4월 부산에서 ‘김해린 결혼정보’를 창업한 방송인 김해린(28) 대표는 아기 사진이 담긴 회원 카톡(카카오톡 메신저)이 올 때마다 눈물을 훔친다. 죽음의 고비를 넘으며 어렵게 탈북한 여성들이 행복한 가정을 꾸려 사는 모습에 감격스러워서다. ‘이제 만나러 갑니다’라는 방송을 통해 알려졌듯이 김 대표도 이들과 같은 아픔을 간직한 탈북 여성이다.


혼인·재직증명서 등 철저히 검증

창업 4달 만에 회원 수 300~400명


김 대표는 “탈북자 100명 중 80명이 가족 없이 홀로 나온 여성들”이라면서 “친구, 친척 등 아무도 없이 외롭게 살다 이렇게 안정된 삶을 사는 것을 보면 감회가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5년 전만 해도 북한 여성은 ‘코가 빨갛다’는 등 차별을 받아왔습니다. 아이가 딸린 유부남에 아무것도 모른 채 사기 결혼을 당하거나, 결혼 이후 버려져 굶어 죽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여자친구 만들 수 없느냐’, ‘애기만 낳아주면 안되겠느냐’는 식의 비상식적 문의가 오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탈북 여성이 검증된 사람을 만나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도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가족관계증명서, 혼인증명서, 재직증명서 등을 철저히 조사해 만남을 주선한다. 결혼 이후에도 계속해서 인연을 맺고 컨설팅을 해주며 가정이 안착하도록 돕는다. 실제 김 대표 사무실 벽면은 인연을 맺은 회원의 결혼식 및 출산 사진부터 함께 식사하고 등산한 사진 등으로 빼곡히 차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남북 결혼’ 추세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북한 여성의 가정적 모습과 생활력에 하루에도 2~3건씩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회사 운영 4달 만에 회원 수도 300~400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어르신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의 자녀와 주선을 적극 추진하기도 한다”면서 “오히려 혼수나 집안 사정을 따지지 않는 만남에 사랑이 한 번 싹트면 바로 결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남북 결혼을 통해 ‘한 민족’의 정서가 지역 전체에 퍼지길 기대하고 있다. “한 명 한 명의 탈북자가 행복하게 사는 게 제 바람이고 목표입니다. 북한 사람도 같은 민족인 만큼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하도록 차별없는 대우를 부탁드립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김경현 view@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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