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완결형 메디컬센터 생기면 서울 큰 병원 안 간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글로벌허브 의료센터 건립 방안
부산대병원 대상 예타 진행 중
시민 설문 결과 88.4% 긍정적
고난도 중증질환 치료에 기대감
수도권 유출 환자 재유입 가능

부산대병원은 16일 오후 J동 10층 회의실에서 지역완결형 글로벌허브 메디컬센터 설문조사 결과 보고회를 열었다. 부산대병원 제공 부산대병원은 16일 오후 J동 10층 회의실에서 지역완결형 글로벌허브 메디컬센터 설문조사 결과 보고회를 열었다. 부산대병원 제공

암 등 중증질환을 앓는 지역 환자와 보호자들은 하나뿐인 목숨을 두고 후회 없이 선택하려다 보니, 결국 서울로 향하기도 한다. 그러나 서울 원정 진료가 꼭 ‘특별한 치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16일 〈부산일보〉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부산지역암센터 조홍재 교수는 “서울 쪽은 지역 환자에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빨리 진료가 이뤄진다는 인식도 있고, 환자의 자녀 보호자들이 수도권에 있으면서 서울 진료를 권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부산 인프라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고, 궁극적으로 수술은 대부분 표준화돼 서울에 간다고 해서 근본에서 벗어나는 특별한 치료를 해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서울에서 임상 기회가 더 많다는 부분도 많이 고려하나, 그 정도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비율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면서도 “물론 앞으로 인력난을 해결하고 지역의료 자원을 원활히 연계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역 환자의 수도권 유출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으나, 지역의료 인프라에 충분한 투자 등이 이뤄지면 지역 환자의 발길을 돌릴 수 있는 여지도 충분히 존재한다. 서울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받는 부산 환자가 연 5만 명 이상이고, 하루 156명 꼴로 서울 원정 진료를 가는 상황(부산일보 7월 16일 자 1면 보도)인데, 설문 결과 수도권 유출 환자를 부산으로 재유입 시킬 가능성도 높게 평가됐다.

부산대병원이 엠브레인에 의뢰해 부산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지역 완결형 글로벌허브 메디컬센터 건립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88.4%는 센터 건립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지역완결형 글로벌 허브 메디컬센터는 지역 거점 상급종합병원인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에 융합의학연구동을 재건축하고, 본관 증축과 지하 개발, 병동 현대화·리모델링 등을 통해 첨단 의료 기술과 시설을 갖춘 의료 센터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어린이통합진료센터, 재활의학센터, 통합암케어센터, 국제진료센터 등이 포함되며, 현재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다.

시민들이 느낀 사업 추진 필요성은 결국 지역 안에서 모든 진료와 치료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 비롯됐다. 지역 거점 병원인 부산대병원에서의 치료 역량이 더 높아진다면, 더 이상 중증 진료를 위해 서울로 가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것이다.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주된 이유로 응답자의 60.2%가 ‘부산 지역의 전반적인 의료 수준과 신뢰도가 높아질 것 같아서’라고 답했고, ‘중증·희귀 질환 치료와 같은 고난도 진료를 지역 내에서 받을 수 있어서’가 48%, ‘다양한 전문과 진료를 한 곳에서 받을 수 있어 이용이 편리할 것 같아서’가 40.3%로 나타났다.

메디컬센터가 건립됐을 때 부산대병원을 이용하겠다는 의향도 전체 응답자의 85.9%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수도권 상급병원 경험자에서 부산대병원 이용 의향이 93.5%로 높게 나타났다. 이용 의향 이유를 살펴보면, 다양하고 복합적인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 같아서가 38.2%, 고난도 중증질환 진료와 완치가 가능할 것 같아서가 24.3% 등으로 복합 질환과 중증질환에 대한 치료 전문성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드러났다. 수도권 상급병원 경험자의 경우 29.7%가 고난도 중증질환에 대한 진료와 완치가 가능할 것 같다고 답변해, 전체 응답자가 평가한 비율(24.3%)보다 높게 나타났다.

센터 건립에 따른 의료서비스 강화 측면에서 기대되는 점으로는 △중증질환 등의 전문 치료를 위한 의료 접근성 개선 △의료진 수준 향상 △지역 공공의료서비스 개선 △정밀 의료 등 첨단기술 도입 등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역 발전 강화 측면에서 기대되는 점으로는 △첨단 스마트 병원 인프라 구축 △지역 경쟁력 상승 등 순으로 조사됐다.

조사를 수행한 엠브레인 관계자는 “센터 건립 시 기존 수도권 등 외부로 유출되는 환자를 부산 내로 재유입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메디컬센터 건립을 통해 부산대병원이 지역 전반의 의료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중심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 강원일보
    • 경남신문
    • 경인일보
    • 광주일보
    • 대전일보
    • 매일신문
    • 전북일보
    • 제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