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도 부산'에 발 맞추려 조직 확 바꾼 BNK 금융그룹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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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조직 개편·인사 단행
해양금융 확대·전면 내세워
타 공공기관들과 협력 모색
지역 조선 수주 활성화 기대

부산 남구 문현금융단지 내 BNK부산은행 본점 건물 모습. 부산일보DB 부산 남구 문현금융단지 내 BNK부산은행 본점 건물 모습. 부산일보DB

BNK금융그룹이 해양수산부 이전과 ‘해양수도 부산’에 맞춰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했다. 새 정부 기조에 따라 부울경이 해양 중심지로 바뀌고 해수부 이전에 따른 유관 기관 이전도 예상되는 만큼, 발 빠르게 해양 금융 부문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BNK금융은 하반기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고 16일 밝혔다. 최근 해수부 부산 이전 청사가 부산 동구로 정해지는 등 해수부 이전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해양 금융 부문을 확대하고 전면에 내세운 점이 눈에 띈다.

우선 부산은행은 해양·조선·물류 등 지역 주력사업에 대한 특화 금융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투자금융그룹’을 ‘해양/IB그룹’으로 재편하고 산하에 해양금융부를 신설했다.

선박금융팀이 부로 격상되는 형태인데, 해양금융부는 선박뿐 아니라 해양 인프라, 물류 등으로 금융 분야를 확대한다. 북극항로와 관련해서도 지역 금융기관의 역할을 찾는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해수부가 오면 해양과 관련된 기업과 사람도 많이 오고 해양 금융의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면서 “해양 인프라처럼 규모가 큰 사업 관련 금융은 부산은행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해양진흥공사나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수출입은행 등 공공기관들과 협력 금융을 일으키면 충분히 가능해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BNK금융지주에도 전략기획부 내에 ‘해양도시전략팀’이 신설됐다. 이 팀은 해수부 부산 이전과 부울경 해양수도 완성을 지원한다. 이날 개최된 그룹 대표단 회의에서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은 “해양도시전략팀을 중심으로 부산은행 내 해양수산부 이전 대응 TF팀을 곧 구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부산은행은 선제적으로 선박금융 부문 역량도 강화했다. 지난달 HJ중공업에 1억 6400만 달러의 대규모 선수금 환급보증(Refund Guarantee, 이하 RG)을 발급한 일이 대표적이다. 부산은행은 2023년 지방은행 최초로 삼성중공업에 RG를 발급했고, 지난해에는 K조선에 RG를 발급했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산업은행에서 선박금융 전문가를 영입해 선박금융 역량을 더욱 끌어올렸다. 지난달에는 실무진들이 스페인을 방문해 스페인 3대 은행 중 하나인 카이샤은행 등과 선박금융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선박금융은 지방은행이 잘 뛰어들지 않는 분야인데, 선박금융팀을 꾸준히 유지해 오며 지속적인 노력을 한 결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면서 “해양금융부 신설을 계기로 해양산업과의 연계를 더욱 강화하고, 침체된 지역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부산은행의 움직임에 지역 중형 조선사들 사이에서는 수주 활성화 기대감이 커졌다. 그동안 민간은행은 중형 조선사 RG 발급에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한편, BNK금융은 이날 조직 개편을 통해 디지털기획부와 AI사업팀을 통합, AI디지털전략부로 확대 개편했다. 또 준법감시인 산하에 금융소비자보호부를 신설해 그룹사 소비자보호 체계를 고도화한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 지역경제희망센터를 만든 데 이어 부산은행 본점 영업부에는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 상담 창구도 신설한다.

BNK금융 관계자는 “가까운 시일 내에 AI, 소비자 보호, 지역 상생, 미래 성장 등 다양한 분야의 내외부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BNK미래위원회’(가칭)를 신설하고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BNK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어젠다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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