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같이 유쾌·상쾌한 예술, 사무라이 된 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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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영준의 '수박 사무라이'. 롯데갤러리 광복점 제공

휴가지에 온 듯한 재미와 즐거움을 예술 작품을 통해 대신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있다. 평면 회화뿐만 아니라 조각 등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도 전시됐다.



■ 휴가를 못 갔다면?

휴가를 못 갔다면, 롯데갤러리 광복점에서 휴가 대신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롯데갤러리 광복점이 준비한 '아트 플라주(ART Plage)_돌아와요! 미스터 섬머(Mr. Summer)' 전은 휴가를 못 간 이들이나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위한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전시다.

이런저런 이유로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파리 시민을 위해 여름휴가 동안 일시적으로 파리 센 강변에 개장하는 인공 해변을 일컫는 '파리 플라주(Paris Plage)'에서 착안한 전시다.


사무라이 된 수박, 작은 상자 속 공간 꾸미기 등

피서지 대신 즐길 수 있는 즐거운 전시회 '풍성'



전시의 특징은 영상이나 체험을 통해 난해한 현대미술을 좀 더 쉽고 친숙하게 바라볼 수 있게 했다는 것. 최승준의 '민들레 바람 타고 훨훨'은 작가가 어린 시절 길가에 핀 민들레 씨를 불어서 날리던 놀이를 추억하며 만든 작품. 뉴미디어를 이용해 그 심상을 확장할 수 있도록 꾸몄다. 설치된 카메라에 훅하고 바람을 불어넣으면, 이를 센서가 감지해 화면 속 민들레 홀씨가 날아가 또다시 꽃을 피우는 형식이다.

오창근의 영상 설치물도 관람객이 몸을 움직여 음악과 영상 효과를 만든다. 화면 아래에 있는 8개의 원형 패턴은 해당 위치에서 관람객의 움직임이 감지될 때 위로 솟구치며 경쾌한 리듬의 음향을 들려준다.

도영준은 여름 하면 생각나는 수박의 이미지를 차용해 이를 색다른 조각 작품으로 형상화했다. 작가의 상상 속에서 수박들이 사무라이로 변신해 살벌한 혈투를 펼치는 것으로, 상상의 기발함이 돋보인다. 전영근은 여행을 떠나는 즐거움을 그림으로 담았다.

모두 7명의 작가가 참여해 힘든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여름휴가 같은 상쾌함을 선사한다. ▶'아트 플라주(ART Plage)_돌아와요! 미스터 섬머(Mr. Summer)' 전=8월 5일까지 롯데백화점 광복점 아쿠아몰 10층 롯데갤러리. 051-678-2610.



■ 휴식을 하고 싶다면

휴식을 하고 싶다면, 아리랑 갤러리로 발걸음을 옮겨도 되지 싶다. 이곳에서 휴식을 주제로 박철호, 성유진, 원세형, 전민수, 전지나, 홍지 등 6명의 작가가 모여 '틈' 전을 열고 있다.

이들은 미술을 하면서 만난 선후배 사이. 처음 4명으로 출발해 지난 4월 13일 금요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첫 전시를 열었다. 그 우연성이 재미있어 매번 13일의 금요일(줄여서 '13금')이 되는 때에 맞춰 전시하기로 했다. 아리랑 갤러리는 그 두 번째 전시.

전민수는 "13금이란 의미는 단순히 13일의 금요일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13세 이하의 마음을 가진 사람만 참여한다'는 뜻에서 이렇게 붙였다"고 했다. 이 모임의 참여 작가가 13명이 되면 모임을 해체할 작정이다.

전시 취지는 작가들이 돈 때문에 평소 하고 싶은 작업을 못 하지만 여기서만큼은 순수한 마음으로 전시해 보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작가들은 회화, 오브제, 사진, 드로잉, 가변설치 등 여러 장르를 통해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민수는 복사 미술을 선보인다. 거미나 파리 등 곤충을 복사기로 확대해 이를 자르고 붙이면서 입체적인 회화 느낌이 나도록 했다. 그의 작품은 마치 곤충채집을 한 것 같다. 전지나는 여자아이와 일각 돌고래가 등장하는 플립 북(만화영화처럼 한 장면 한 장면을 연속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든 책)과 드로잉을 선보인다.

연필 묘양의 크레용인 콩테로 그린 고양이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고양이 작가' 성유진은 작은 나무 상자에 자기만의 공간을 꾸민 오브제 작품을 내놨다. 실 작업을 하는 홍지는 안료에 조개 가루를 섞어 비단 위에 단청문양을 반복적으로 그렸다.

'13금'의 다음 전시는 13일의 금요일이 되는 내년 9월 13일에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틈' 전=8월 13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우동 아리랑 갤러리. 051-731-0373.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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