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여는 시] 사인용 식탁
조온윤(1993~)
어느 날처럼 침묵을 두르고
밥을 먹으며 생각했다
외로움은 일 인분의 식사가 아니라
사인용 식탁의 빈자리들이다
그리움은 인간을 본뜬 석고를
보며 그린 소묘를
또다시 베끼는 일이다
그걸 베끼고 또 베끼다 보면
언젠가는
추상적인 동그라미 몇 개만 남게 될 것이다
식기를 치우면
책상이 되기도 하는
식탁 앞에 앉아
닫힌 창문을 보며 창밖을 그렸다
그릇을 씻고 덜 마른 손에
동그라미가 번져서
무언지 알아볼 수 없었다
시집 〈자꾸만 꿈만 꾸자〉 (2025) 중에서
최근 우리나라 1인 가구 수가 8백만이나 되고, 그중 약 70%가 ‘혼밥’을 한다는 조사결과가 있었습니다. ‘혼밥’은 균형 잡힌 식사가 어려워 건강에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서 4명의 테이블을 차지하기도 한다 해서 혼밥하는 사람을 반기지 않는 식당도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혼자 음식 해 먹기 싫거나 인스턴트에 지친 사람들이 모여 밥을 같이 먹는 ‘소셜 다이닝’이란 모임도 있다 합니다.
우리에겐 편안히 밥을 먹고 싶은 권리가 있습니다. 사람이 그리운 식사에 공감하면서도 ‘혼밥’이 나를 돌보는 식사가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해봅니다. 정성스럽게 식탁에 올린 밥을 수고한 자신에게 선물하는 시간, 혼자여서 더 소중한 시간으로 만들어보는 것. 가끔은 고립감을 느끼겠지만 내면에 집중하는 홀로서기의 시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신정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