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폭염에 가축 폐사할라… 축산 농가 ‘노심초사’
올여름 평균기온 높을 것 예상
35도 땐 닭·오리 폐사 가능성
한우, 무더위 살 찌우기 힘들어
올 여름 예년보다 심한 폭염 예상에 고심하고 있는 경남 진주의 한우 축사.
5월부터 3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축사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올여름에는 평년보다 평균기온이 높고 폭염과 열대야가 잦을 것으로 예보되면서 축산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폭염으로 인한 경남 지역 가축 폐사 건수는 943건, 26만 2617마리에 달한다. 전국 폐사량의 7% 수준이다. 연간 폐사량은 2024년 16만 385마리, 지난해 10만 2232마리로 집계됐다. 이는 닭 3000마리, 오리 2000마리 이상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한 집계로, 실제 피해 두수는 훨씬 더 많을 것이란 추측이다.
이전에 폭염으로 인한 폐사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2024년부터 폐사량이 급증했다. 실제 2023년 경남 가축 폐사 두수는 7만 9058마리 정도였는데, 1년 사이 두 배 넘게 늘었다.
원인은 최근 기온이 크게 오르고 폭염이 길어진 탓이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6~8월 평년(1991~2020년) 기온은 23.7도인데 2024년은 25.6도, 지난해는 25.7도를 기록했다. 평균 최고기온 역시 2024년 30.4도, 지난해 30.7도로 평년 대비 2도 정도 높았다. 여기에 폭염(일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 일수는 30일 안팎으로 평년 대비 20일 정도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닭이나 오리, 메추리 등은 기온이 35도 안팎까지 오를 경우 폐사 가능성이 커진다. 소는 폐사는 드물지만 30도만 넘어가도 스트레스 받는 탓에 살을 찌우기 어렵다. 올해도 상황이 좋지 않다. 기상청은 올여름 역대급 무더위를 예보하고 있다. 5월부터 7월까지 높은 해수면 온도로 인해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돼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이며, 가능성이 최대 88%에 달한다고 전망했다.
진주에서 한우 축사를 운영하는 강신철 씨는 “축사를 운영한 지 오래됐지만 5월에 30도까지 올라간 건 처음인 것 같다. 기상이변 수준이다. 원래 6월 말에서 7월 초에 폭염 대비하는데 올해는 미리 준비하려고 한다. 대형 선풍기나 폭염에 맞는 사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축 사육 농가 중에서도 특히 양계 농가들의 걱정이 크다. 지난해 기준 전국 폐사 가축의 86.9%가 닭이었으며, 그중 70%가 육계였다. 다른 가축보다 체온이 높고 몸 전체가 깃털로 덮여 있다. 여기에 땀샘도 발달하지 않아 고온에 특히 취약하다. 여기에 사육 시설이 시설하우스나 샌드위치 패널로 돼 있어 폭염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진주시 한 양계 농민은 “육계 같은 경우 기온이 1도만 올라가도 움직임이 둔해진다. 사람으로 치면 3~4도 기온이 올라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어가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물 공급이 끊기거나 환기가 멈추면 바로 대규모 폐사로 이어진다”고 걱정했다.
글·사진=김현우 기자 khw82@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