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지역의사제, 수능 최저 100% 적용… N수생 유리
2027학년도 수시모집부터 처음 도입
부울경 지역 6개 의대, 총 97명 선발
수능 영역별 1등급 수준 성적 요구돼
내신 관리 집중해 온 지역 재학생 불리
이공계 진학 뒤 의대 재진입 많아질 듯
부울경 지역 6개 의대(부산대, 동아대, 고신대, 울산대, 경상국립대, 인제대)는 지역의사제 선발 인원의 100%에게 수능 최저 기준을 적용한다. 동래구 대동학원에서 열린 지역의사제 설명회 모습. 부산일보DB
202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지역의사제’ 전형에서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 의과대학들이 예외 없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학력기준(수능 최저)을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격의 최종 관문으로 사실상 수능 영역별 1등급 수준의 성적을 요구하고 있어 내신 관리에 집중해 온 지역 고3 재학생들에게는 거대한 장벽이 될 전망이다.
반면, 이미 내신 최상위권을 확보해 두고 수능 준비에 올인할 수 있는 이른바 ‘N수생’이나 이공계 대학에 진학한 뒤 의대 재진입을 노리는 ‘반수생’들이 이 전형을 통한 의대 진학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울경 지역의사제, 수능 최저 100% 적용
19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2027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부울경 지역 6개 의대(부산대, 동아대, 고신대, 울산대, 경상국립대, 인제대)는 총 97명을 수시 모집으로 선발한다. 2028학년도 수시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총 121명을 모집하는데, 이들 대학은 예외 없이 선발 인원 100%에게 수능 최저 기준을 적용한다.
2027년 대학별 세부 기준을 살펴보면 지역 거점 국립대인 부산대는 국어·수학·영어·탐구(1과목) 중 수학을 반드시 포함하여 3개 영역 등급 합 4 이내를 요구한다. 최소 2개 영역에서 1등급, 1개 영역에서 2등급을 받아야 충족할 수 있는 기준이다. 동아대 역시 지역의사제 ‘광역권’ 선발의 경우 수능 4개 영역 중 3개 영역 등급 합 4 이내를 내걸었다. 다만, 창원, 김해, 진주, 통영, 거창 등 세부 지역을 타깃으로 하는 ‘진료권’ 선발에서는 3개 영역 합 5 이내로 문턱을 소폭 낮춰 지역 내 의료 인력 배분의 안배를 꾀했다.
고신대는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명확히 규정했다. 수학 영역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할 경우 수학 포함 3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를 요구하지만, 이과생들이 상대적으로 기피하는 확률과 통계를 선택할 경우 합 4 이내로 기준을 상향해 사실상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을 선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인제대는 국어, 수학(미적분, 기하), 영어, 과학탐구 등 4개 영역 모두에서 2등급 이내에 진입해야 한다. 경상국립대는 수학 포함한 3개 영역 합 6 이내로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을 제시했다. 울산대는 2027학년도 기준을 아직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2028학년도부터는 국어, 수학, 영어, 탐구(2과목) 중 3개 영역 합 5 이내를 요구해 비슷한 수준으로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진로진학지원센터 박상호 연구사는 “광역권, 진료권 등 다양한 최저기준을 마련하고 있어 지원하는 학생들이 지원 희망 대학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수시모집 요강 등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3보다는 N수생 유리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 고교 현장에서는 지역의사제가 재학생보다 N수생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적으로 수시 모집은 고교 3년간의 성실도를 평가하는 내신(학생부)이 주된 무기다. 지역의사제 전형에 지원할 수준의 학생이라면 내신 1.0~1.3등급대의 극상위권 성적을 유지함과 동시에 최저수능등급까지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
이 때문에 입시계에서는 지역의사제가 N수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현역 재학생보다 온전히 수능 공부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은 N수생들은 내신 최상위권을 미리 확보했다면 수능최저를 지렛대 삼아 합격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의대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수도권 주요 이공계 대학나 다른 메디컬 라인에 진학했던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역의사제를 의대 진입의 새로운 우회로로 판단하고 대규모 반수에 돌입할 가능성도 크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지역의사제 전형에서 수험생들로선 극상위권의 내신과 수능 점수를 동시에 받아야 한다는 심리적, 물리적 부담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 수능 경쟁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N수생들이 지역의사제를 통한 의대 진학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