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 속에 대마 한가득…초국가적 마약 유통 조직 ‘윤곽’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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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찰청 마약류관리법 위반 14명 검거
태국서 유럽으로 수하물 위탁 운반 범행
전자여행허가 등 허용 국가 제도 악용해

먀약류인 대마를 외국에서 운반한 혐의를 받는 한 피의자(맨 오른쪽)가 경찰관에게 체포되고 있다. 경남경찰청 제공 먀약류인 대마를 외국에서 운반한 혐의를 받는 한 피의자(맨 오른쪽)가 경찰관에게 체포되고 있다. 경남경찰청 제공

태국과 캐나다에서 유럽으로 대마가 든 캐리어를 운반한 조직원 등 일당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남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14명을 검거하고 7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각각 마약류인 대마 ‘운반 관리책’(2명), ‘모집 총책’(2명), ‘운반책’(8명), ‘자금세탁책’(2명)으로 활동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태국과 캐나다에서 영국과 벨기에로 대마가 든 캐리어(15~70kg)를 수하물 위탁 방식으로 운반하는 과정에 각 역할을 수행한 혐의다.

경찰 수사 결과, 한국인이 연계된 초국가적 마약 유통 체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외국인 총책은 태국에서 농장을 운영해 대마를 재배하거나 다른 데서 구매해 대마를 대량으로 확보했다. 한국인 운반관리책과 모집총책은 다른 한국인 운반책을 모집했다.

이들 일당은 운반책에게 태국과 캐나다로 출국을 지시한 다음, 운반책이 유럽으로 출국하기 직전에 대마가 든 캐리어를 전달했다. 운반책은 유럽 출국 직전 캐리어를 비롯해 출발·경유·도착 과정을 모두 사진으로 촬영해 인증했다.

수당은 500~1000만 원 정도 수준으로, 인증 사진을 확인한 뒤 운반에 성공하면 계좌로 이체하거나 가상화폐로 지급했다. 일당은 운반책이 적발 등 이유로 운반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실패 수당’을 지급해 안심시켰다.

일당은 운반책에게 만일 적발되면 ‘여행 중 모르는 외국인에게 부탁받고 운반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도록 지시해 공범이 노출되지 않도록 치밀하게 신경 썼다.

이들 일당은 영국과 벨기에 등 일부 유럽 국가가 한국인은 전자여행허가(사전 온라인 입국 승인 제도)와 자동 입국심사(기계 통과)를 허용하는 점을 악용했다.

경찰은 총책 등 외국인 3명에게 국내법인 마약류불법거래방지특례법을 적용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경남경찰청 전승원 마약범죄수사계장은 “국내 검거된 피의자 중 7명은 범죄 중대성이 인정돼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외국에서 검거된 4명은 징역 3~7년의 중형을 선고받고 현지에서 수감 중”이라며 “단기간 고수익 등 미끼로 출국을 요구하거나 물품 운반을 제안받으면 반드시 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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