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 입 모아 “8000피 거뜬, 1만피도 시간 문제”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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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록 이어가는 ‘불장’ 코스피

47거래일만에 6000 → 7000
AI·반도체 모멘텀 더욱 확산
증권사들 전망치 줄줄이 올려
쏠림 장세 변동성 유의해야

‘만년 박스피(박스에 갇힌 듯 횡보)’ 오명을 받아오던 코스피. ‘6000피’를 넘어 ‘7000피’라는 새로운 여정을 달성하는 데 불과 47거래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공급망 이슈 속에서도 코스피는 잠시 조정만 거쳤을뿐 전례 없는 상승률로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우고 있다. 증권가에선 국내 증시가 앞으로도 긍정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아직 초기이고, 기업들의 실적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1만피 시대… 꿈 아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코스피는 개장과 동시에 7000선을 돌파했다. 지난 2월 25일 장중 6000선을 넘어선 지 불과 47거래일 만이다. 코스피가 1000에서 2000이 되기까지 18년 4개월이 걸렸고, 2000에서 3000까지는 13년 5개월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이로운 속도다.

최근 코스피가 ‘불장’을 이어가면서 대내외 증권사들은 줄줄이 향후 전망치를 높여 잡고 있다. 현재까지 코스피 전망치를 제시한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상단 범위를 7200∼8600으로 내다봤다. 특히 최근 일각에서는 장기적 시나리오에서는 ‘1만피’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스피 이익 모멘텀을 고려할 때 충분히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및 반도체 모멘텀이 더욱 확산되고 피지컬AI 재평가가 강화되면서 버블 장세가 전개될 경우 1만피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실적이 2023년 대비 4∼5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2023년 당시 코스피 수준이 2500포인트임을 감안할 때 4배 상승이 가능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AI 산업이 아직 초기인 점을 고려하면 중기 시계에서 추세적으로 1만 포인트 달성도 시간 문제”라고 전망했다.

해외 증권사들도 비슷한 이유로 코스피 전망치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최근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최고 8500까지 올려 잡았다.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올해 코스피 이익 추정치가 상향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골드만삭스도 반도체와 산업재 전반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이 지속되고 있다며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기존 7000포인트에서 8000포인트로 올렸다. 노무라증권도 반도체 호황 사이클을 이유로 코스피 상단을 8000포인트로 제시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치는 급격히 상향 중인 추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속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에 속한 44개 주요 종목의 2026년도 연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24조 7053억 원에서 597조 2770억 원으로 84%나 급증했다.

■지수 치솟는데… 개미 계좌는 ‘울상’

다만 지수 상승이 일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되며 중소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박탈감은 커지는 분위기다.

기록적 랠리가 이어지는 축제 같은 상황에 본인만 소외되는 이른바 ‘포모(FOMO·뒤처짐에 느끼는 두려움)’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수와 개인 투자자들 사이의 수익률에서 괴리는 이날 상승 종목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날 코스피에서 상승 종목은 하락 종목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네 종목 중 한 종목만 올랐는데 지수가 7% 가까이 오른 것을 보면 쏠림 현상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다.

문제는 쏠림 장세가 향후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라는 점이다. 키움증권 이종형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한 달 만에 30% 이상 급등한 만큼 단기 과열과 차익 실현 압력이 누적돼 있다”며 “수급 측면에서 포모 매수세와 차익 실현을 위한 헷지 수요로 상하방 변동성이 확대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어 “높은 변동성은 중소형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실적 가시성이 낮은 테마에 대한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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