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거 쟁점된 '공소 취소 특검' 지역 이슈 집어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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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영남권 시도지사 후보 법안 규탄
여야, 지선 '뒷전' 책임 무겁게 느껴야

국민의힘 영남권 시도지사 후보 5명이 6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공소취소 특검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영남권 시도지사 후보 5명이 6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공소취소 특검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소 취소 특검’을 둘러싼 논란이 6·3 지방선거판을 집어삼킬 기세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를 비롯한 국민의힘 영남권 5개 시도지사 후보들은 6일 울산시청에서 이른바 공소 취소 특검법안을 일제히 규탄했다. 이 법안에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등 이재명 대통령 관련 8개 사건이 수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 또 당선 이후 중단된 재판의 공소를 취소할 권한이 담겼다. 후보들은 이를 사법 쿠데타라는 강도 높은 표현까지 동원하며 비판했다. 특히 박 후보는 “대통령이 자신의 죄를 삭제하는 삭죄 특검법”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지방 행정을 책임질 후보들이 지역 현안이 아닌 사법 이슈로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는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 재판을 취소하는 것은 삼권분립 위반”이라고 비판했고,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반드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힘 후보들은 해당 특검법을 헌법 질서 훼손이자 권력의 사법 개입으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국힘에선 앞서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해 9명 후보가 ‘공소 취소 특검’ 대열에 합류한 바 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여야는 ‘범죄 수사’와 ‘대통령 무죄 세탁’이라는 표현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특검법 공방이 지선과 정치권 전반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형국이다.

법조계의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대한법학교수회는 이날 성명에서 “특검에 공소 취소권을 부여하는 것은 법치주의와 권력분립을 훼손하는 독소 조항”이라고 밝혔다. 특히 진행 중인 재판을 중단시키는 것은 사법권을 침해하고 법원의 최종 판단 권한을 박탈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정치권 공방이 헌법 질서 논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라 하겠다. 주목할 대목은 특검 이슈가 지선을 앞두고 정치 연대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국힘은 물론 개혁신당 인사들까지 비판에 가세하며 보수 야권의 공동 대응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개혁신당 후보가 공세에 동참하며 국힘과 연대를 제안할 정도다. 특검법이 지역 선거 구도 재편의 변수로까지 작용하는 셈이다.

결국 이번 특검 논란은 지선의 본질을 흐리고 선거 성격까지 바꾸고 있다. 지역 경제와 민생 정책 경쟁은 밀려나고 특검과 중앙 정치가 선거판을 지배하는 형국이다. 울산 공동 기자회견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향후 특검법 논쟁은 국회 입법 과정과 대통령의 대응, 선거 결과와 맞물려 더 큰 파장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지선은 본래 지역의 삶과 정책을 겨루는 자리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중앙 정치와 사법 리스크가 전면에 부상하며 의미가 훼손되고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명확하다. 논란을 촉발하고 선거판을 흔든 책임은 여당에 더 있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선거를 특검 논쟁으로 덮은 책임을 무겁게 느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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