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서 찢긴 ‘빨간 점퍼’…국민의힘 공천 파행 일파만파
경남도의원 예비후보, 탈당 민주당 이적
당원명부 유출 논란에 축적된 불만 폭발
산청군의원 출마자도 무소속 출마 선언
산청군 공천참사 규탄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6일 산청군청 브리핑룸에서 국민의힘 점퍼를 밟고 있다. 김현우 기자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20여 일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에 불만을 품은 경남 출마자 탈당 움직임이 쇄도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 점퍼’를 찢는 등 불만이 크게 고조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 탈락한 윤상철 경남도의원 함안2 선거구 예비후보는 6일 경남도의회 회견실에서 탈당을 선언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운영과 방향성에 아쉬움과 한계를 느꼈다”며 더불어민주당 입당 의사를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민생과 실용을 중시하는 방향에서 정책과 역할을 고민하는 정당이라고 판단한다”며 “입당 시 민주당에서 공천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경남도의원 함안2 선거구 후보를 추가 모집 중이다.
윤 후보가 갑작스레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한 배경은 공천 파동이다. 최근 창원지법 민사21부(부장판사 장수영)는 국민의힘 함안군수 경선 출마 예비후보가 신청한 가처분을 인용했다. 이성용·이보명 예비후보는 당원명부가 유출돼 불공정 경선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함안군수 공천을 받은 조영제 예비후보 측에서 당원명부를 미리 입수해 선거운동을 일찍 시작했다는 의혹이다.
함안군수 후보 선출 효력이 정지되면서 공천이 무효화한 탓에 그간 축적된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양상이다. 탈당 의사를 밝힌 윤 예비후보도 “당원 명부 유출이 이번 공천 과정에서 가장 못 마땅한 지점”이라며 “국민의힘 공천은 아주 불공정하고 원칙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국민의힘 중앙당이 함안군수 재경선을 결정했지만, 갈등을 봉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 다른 보수 텃밭 중 한 곳인 산청군에선 국민의힘 기초의원 출마자들이 무더기로 탈탕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일부는 공천을 비판하며 당 상징인 ‘빨간색 점퍼’를 찢고 라커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했다.
산청군 공천참사 규탄 대책위원회 4명은 이날 산청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공천은 공정이 실종되고 상식이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역 군의원이거나 이번 군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예비후보들로, 애초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했지만 컷오프 됐다.
이들은 “음주운전 3번 전력자와 도박 혐의자가 공천을 받고, 당을 버린 배신자와 기회주의자가 공천 받는 현실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공천 기준을 낱낱이 밝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공정성을 상실한 막장 공천에 지역 안배조차 하지 않았다”며 “납득할 만한 해명과 시정 조치가 없다면 강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대책위원회는 또 기자회견이 끝난 뒤 빨간색 점퍼를 찢는가 하면 파란색 라커 스프레이로 당명을 지우기도 했다. 또한 찢은 옷을 바닥에 모아 여러 차례 밟기도 했다. 이들은 “정당의 그늘이 아닌 군민의 심판을 받겠다. 허울 뿐인 국민의힘 간판을 내려놓고 군민의 선택을 받는 무소속의 길을 걷겠다”고 외쳤다.
오태완 의령군수도 이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오 군수는 “당에 부담을 남기기보다 오롯이 군민의 선택과 평가를 먼저 받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령군수 공천은 강원덕·김충규·남택욱·손호현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상황에 강제 추행 유죄 전력이 있는 오 군수가 참전하면서 논란이 일었고 경남도당은 중앙당으로 이관했었다.
국민의힘은 오 군수가 공천 경쟁에서 스스로 물러나자 9~10일 4자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고성군수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허동원 경남도의원도 이날 고성군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과 무소속 경남도의원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