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작도 문제? 대파 가격 폭락에 이어 마늘종도 걱정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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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황 좋고 출하 집중…가격 하락
대파 가격, 지난해 대비 절반 그쳐
마늘종도 ‘풍작의 역설’…농민 한숨

경남 남해군 한 대파 농가에서 대파 수확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 경남 남해군 한 대파 농가에서 대파 수확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

대파와 마늘종 등 남부 지역 주요 농산물이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았지만 농민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하다. 지난 겨울부터 따뜻한 날씨가 이어진 탓에 풍작 속에서 가격이 떨어지는 이른바 '풍작의 역설'을 겪고 있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도매시장 통합 홈페이지에 따르면 4월 전국 도매시장 대파 1kg 평균 경락 가격(경매를 통해 낙찰된 최종 가격)은 736.3원이다. 지난 1월 1470.9원, 2월 1591.3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지난 2024년 연간 평균 가격인 1913.1원, 지난해 1455.8원에도 한참 못 미친다.

대파 가격이 폭락한 건 얄궂게도 풍작 때문이다. 올해 유난히 따뜻한 겨울.봄 날씨에 적당히 비까지 내리며 대파 농사가 대풍을 맞았다. 지난해에도 겨울철 높은 기온 때문에 작황이 좋아 가격이 낮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더 나쁘다. 전국 주요 주산지 공급과잉이 겹치며 대파 값이 예년의 절반까지 폭락했다. 농민들로선 인건비도 못 건지는 현실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

진주시 한 대파 재배 농민은 “올해는 대파가 풍년인 데다 3~4월에 출하량이 집중됐다. 대파 가격이 역대급으로 떨어진 탓에 수확해 봐야 손해만 나는 구조가 됐다. 소규모로 농사짓는 농민들은 그냥 수확을 포기한 경우도 많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경남 남해군에서는 대파작목회가 군민들을 대상으로 소비 촉진을 위한 호소문을 내기도 했다. 수확한 대파를 팔지도 버리지도 못할 처지가 되자 대파 1kg 한 단을 1000원에 공급한다며 적극적인 구매를 요청한 것이다.

이에 행정기관 공무원과 향우들이 직접 구매에 나섰고 남해로컬푸드직매장은 수확 현장을 직접 방문해 대파를 구매한 뒤 소비자들에게 공급했다. 지역 사회 적극적인 도움 덕분에 농민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남해군 한 대파 재배 농민은 “지역 사회가 힘을 합쳤고 농어촌 기본소득이 많이 풀리면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다만 다른 지역 농가들은 수확해 봐야 손해라서 아예 밭을 갈아엎은 농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작년에도 가격이 그리 높지 않았는데, 올해는 더 심하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농사를 지을 수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남해군 대표 농작물인 마늘종도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아 지역 곳곳에서 수확이 이뤄지고 있다. 남해군 제공 남해군 대표 농작물인 마늘종도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아 지역 곳곳에서 수확이 이뤄지고 있다. 남해군 제공

풍작의 역설을 겪는 건 대파뿐만이 아니다. 이 시기 출하되는 남부 지방의 또 다른 대표 작물 ‘마늘종’도 대풍을 맞으며 가격 하락에 직면했다.

남해·동남해·새남해·창선 등 남해군 4개 농협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마늘종 출하가 본격적으로 이뤄졌으며 4개 농협에서 각각 경매가 시작됐다. 지난달 22월 기준 누계 출하량은 36만 7902kg이었지만 27일에는 92만 6898kg으로, 불과 닷새 만에 2.5배 늘었다. 5월 초에도 홍수 출하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출하량은 그야말로 기록적이다. 지난해 대비 적게는 5배, 많게는 10배 가까이 늘었다. 따뜻한 날씨에 작황이 좋은 데다 출하 시기가 겹치는 등 대파와 비슷한 이유로 물량이 쏟아지는 상태다.

같은 기간 남해 지역 마늘종 1kg당 평균 가격은 8947원에서 7609원으로 1300원 가까이 떨어졌다. 물량이 더 늘어나는 이달 초중순에는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또한 일각에서는 최근 농산물 풍년이 이어지면서 농산물이 등급에 따른 가격 차이가 극심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마늘종 재배 농민은 “그래도 아직까진 적정 수준으로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향후 가격이 더 내려가면 농가 부담이 커진다. 향후 가격이 어떻게 바뀔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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