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목전에 지역구 쪼개고 붙이기…경남도의회 일방통행에 고성, 거제 뿔났다
경남도의회가 최근 의결한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 조례를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선거를 불과 40여 일 앞둔 시점에 쪼개지거나 합쳐지는 선거구가 발생하면서 대표성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직견탄을 맞은 거제와 고성에선 철회, 재조정 요구가 잇따르면서 반발 여론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도의회는 지난달 28일 열린 임시회에서 도내 18개 시군 의원정수를 270명에서 272명으로 늘리면서 4인 선거구를 하나 줄이고, 2인 선거구를 2개 늘려 전체 선거구 수를 95개에서 96개로 변경한 조례안을 의결했다.
조례안은 애초 도가 제출한 조례안에서 2명을 뽑는 거제시 가 선거구(동부면·남부면·거제면·둔덕면·사등면)를 3인 선거구로 바꾸면서 나 선거구(일운면·장승포동·능포동·상문동)에서 일운면·장승포동·능포동을 가 선거구로 넘기고, 대신 상문동만 남은 나 선거구를 3인 선거구에서 2인 선거구로 축소했다.
이에 거제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30일 성명을 통해 반민주적, 반주권적 행위로 규정하고 “도민과 시민의 주권과 민주주의를 침탈하는 행위는 반드시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날 성명에는 거제이음유니온, 거제경제정의실천연합, (사)좋은벗, 거제민예총, 거제여성연대,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거제지회가 연서했다.
이들은 “선거구는 단순한 선 긋기가 아니다. 주민 삶과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지역과 함께 호흡할 대변인을 주민의 손으로 선택하는 ‘민주주의의 기본 단위’”라며 “이를 주권자 의견 청취도 없이 특정인과 특정 정당에 유리하도록 바꾸는 건 유권자 권리를 훼손하고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침탈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추잡한 생각과 더러운 손으로 유권자를 기만하고 모욕하는 어떤 시도도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라며 “6·3 선거를 통해 심판의 대상이 될 것임을 밝혀둔다”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지역위원회도 전날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의견을 무시한 선거구 획정 변경을 규탄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노재하 시의원 SNS 캡처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지역위원회도 전날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의견을 무시한 선거구 획정 변경을 규탄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들은 8개 면동이 하나로 묶이게 된 가 선거구를 짚으며 “이 선거구가 거제시 전체 면적의 절반(57%) 넘게 차지한다”면서 “이런 선거구는 주민의 생활권, 행정 수요, 지역 정서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며, 대표성의 왜곡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가 선거구를 지역구로 둔 노재하 의원은 자신의 SNS에 “전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6개면과 2개동이 합해진 기형적 선거구가 만들어졌다. 표가 나올만한 우호적인 지역은 끌어안아 정원을 늘리고, 비우호적인 지역은 떼어내 정원을 줄였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면서 “분연히 맞서겠다”고 적었다.
고성도 마찬가지다. 고성은 4인 선거구인 고성군 가 선거구(고성읍)를 3인 선거구로 줄이고 3명을 뽑는 고성군 다 선거구(영오면·개천면·구만면·회화면·마암면·동해면·거류면)를 분할해 각각 2명씩 선출하는 다 선거구(영오면·개천면·구만면·회화면·마암면), 라 선거구(동해면·거류면)로 나눴다.
고성군의회 이쌍자 의원은 29일 군의회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구획정 철회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다양한 목소리를 막는 민주주의 훼손”이라며 “다수당이 유리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 선거구를 쪼개겠다는 의혹은 전혀 가볍지 않다. 선거구 조정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