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따오기도 보금자리 튼 뭇 생명의 안식처 [경남 창녕군 우포늪 탐방]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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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곳적 신비 간직한 국내 최대 습지
가시연꽃 등 1200여 종 동식물 공생
2018년 세계 최초 람사르 습지 등재
우포늪 기원 알려면 생태관 꼭 들러야
따오기 관람 창녕군청 사전 신청 필수
보고 만지는 곤충나라 아이들에 인기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따오기의 고향 창녕 우포늪에 야생 방사된 따오기가 먹이 활동을 벌이고 있는 모습. 창녕군청 제공·김진성 기자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따오기의 고향 창녕 우포늪에 야생 방사된 따오기가 먹이 활동을 벌이고 있는 모습. 창녕군청 제공·김진성 기자

5월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어서 일까. 유난히 곁의 소중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는 요즘이다. 5월만 되면 부모님들은 또 다른 걱정이 앞선다. 화창한 봄날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를 가볼까 고민한다. 꽃구경이나 휴양지를 가자니 아이들이 시큰둥할 것 같고, 놀이공원을 가자니 벌써부터 피곤함이 몰려온다. 이번 5월엔 아이들과 자연 속에 파묻혀 보는 건 어떨까. 경남 창녕 우포늪에 다녀왔다.

우포늪 생태를 한눈에 볼수 있는 우포늪생태관의 볼거리들. 창녕군청 제공·김진성 기자 우포늪 생태를 한눈에 볼수 있는 우포늪생태관의 볼거리들. 창녕군청 제공·김진성 기자

■우포늪 생태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우포늪생태관

우포늪은 창녕군 유어면과 이방면, 대합면, 대지면 등 4개 면에 걸쳐 형성된 250만㎡(약 75만 평) 광활한 면적의 우리나라 최대 규모 자연 내륙 습지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자연 생태계의 보고다.

우포늪의 탄생은 여러 설이 있다. 한반도가 만들어진 약 1억 4000만 년전에 생성됐다는 설과 기원전 4000년 지구 기온이 따뜻해지면서 빙하가 녹아 우포늪과 낙동강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물도 아닌 뭍도 아닌, 사람들에겐 쓸모 없는 땅으로 여겨지던 늪이 수많은 동식물을 품에 안으며 생명의 땅으로 자리 잡았다. 우포늪에는 가시연꽃과 자라풀 등 800여 종의 식물을 비롯해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등 200여 종의 조류, 70여 종의 어류, 130여 종의 곤충류 등 1200여 종의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

우포늪 권역은 2011년 천연기념물 제524호 ‘창녕 우포늪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2018년 10월에는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세계 최초로 람사르습지도시로 인정받았다. 2024년 7월에는 유네스코 창녕 생물권 보전지역 핵심구역으로 지정됐다.

우포늪의 생태를 알아 보기 위해 우포늪생태관을 찾았다. 이곳은 우포늪의 조류와 어류를 포함한 각종 동식물 등을 연구하고, 우포늪의 다양한 생물을 전시하고 있다. ‘우포늪 생명길에 오르다’를 시작으로 ‘시간을 담다’, ‘생명을 담다’, ‘공존의 풍경을 담다’, ‘문화를 담다’ 등 총 5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생태관에 들어서자 마자 우포늪 따오기가 반긴다. 포토존이다. 관계자가 사진을 찍고 가라며 휴대폰을 가져 간다. 따오기 옆에 서니 어린이 키 높이다. 주말이면 많은 어린이들이 따오기에 옆에서 사진을 찍는단다.

얼떨결에 ‘인증샷’을 찍고 나니 넓게 펼쳐진 가시연잎 형상이 눈 앞에 서 있다. 마치 우주선 모양을 한 가시연잎 조형물이 꽤나 인상적이다. 조형물 앞 키오스크를 통해 가시연 씨앗이 되어 가시연잎의 형성 과정과 환경, 우포늪 생태 등을 자세히 알 수 있다.

‘시간을 담다’ 전시관에 가면 지구와 인간의 역사가 담긴 우포늪의 기원과 변화를 알 수 있다. 위성에서 본 우포늪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발길은 자연스레 현재 우포의 생태를 경험할 수 있는 ‘생명을 담다’ 전시관으로 향한다. 이곳에서는 갈대숲과 왕버들 군락, 수생식물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공존의 풍경을 담다’에서는 우포늪의 낮과 밤, 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고, ‘문화를 담다’ 전시관에서는 어부 등 우포를 지키는 사람들을 통해 우포늪이 우리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 지에 대해 알 수 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 자연환경과 함께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려주는 곳이다. 해설신청을 하면 자연생태해설사가 우포늪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우포늪생태관은 4월부터 다양한 동·식물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생태(ON)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우포늪 생태를 한눈에 볼수 있는 우포늪생태관의 볼거리들. 창녕군청 제공·김진성 기자 우포늪 생태를 한눈에 볼수 있는 우포늪생태관의 볼거리들. 창녕군청 제공·김진성 기자

■한반도 따오기의 고향, 우포늪따오기복원센터

우포늪의 대표적인 명물은 따오기다.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198호인 따오기는 2008년부터 우포늪에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에선 1979년 이후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지만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복원사업을 통해 현재 350개체 이상이 야생으로 돌아갔다.

따오기는 개인적으로도 인연이 깊다. 2007년 ‘멸종 야생동물 이대로 좋은가’라는 시리즈는 통해 한국에서 사라진 따오기의 실태를 지적했다. 당시 중국 산시성 양현과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을 직접 찾아 따오기 복원 사업이 한창이던 두 나라의 실태와 상황을 보도했다. 당시 창녕군에서도 따오기 복원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중국과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창녕군은 2008년 우포늪에 따오기복원센터를 건립했고, 중국으로부터 따오기 한 쌍을 기증 받아 본격적인 복원사업에 나섰다. 온갖 정성을 기울인 창녕군은 2019년 따오기의 첫 자연 방사를 시행했고, 해마다 봄·가을로 자연방사를 해왔다. 올해는 5월 6일 11번째 자연 방사를 실시한다.

2021년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자연 방사된 따오기들이 야생에서 처음으로 자연 번식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자연 번식에 성공한 2세대 따오기가 자연 번식을 하면서 우리나라에서 모습을 감춘 지 46년 만에 따오기의 한반도 완전 자연 정착을 알렸다. 우포늪이 따오기에게 최상의 서식공간을 제공한 것이다.

따오기의 요람 우포늪따오기복원센터는 우포늪생태관 인근에 위치해 있다. 우포늪생태관 주차장에 집결해 우포늪과 관람 케이지, 야생적응 방사장, 역사체험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따오기 관람은 창녕군청 홈페이지( https://www.cng.go.kr/01656/01667/01906.web)를 통해 사전 신청해야만 가능하다.

우포곤충나라 식물 온실. 창녕군청 제공·김진성 기자 우포곤충나라 식물 온실. 창녕군청 제공·김진성 기자

■곤충들의 천국, 우포곤충나라

곤충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면 우포곤충나라를 추천한다. 우포생태체험관에서 차량으로 10여 분 거리의 창녕군 대합면에 위치해 있다. 2018년에 개관한 이곳은 부지 면적 5만 3000여㎡에 전시·체험관(1, 2층), 온실, 야외습지, 사육실 등을 갖추고 있다. 각종 생물과 곤충 표본, 작품 사진, 식물 전시와 40여 종 이상의 다양한 체험거리들로 구성돼 있다. 단순한 전시 개념이 아닌 보고, 만지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우포곤충나라는 누적 관람객 수가 12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가 높다.

1층에 들어서면 달팽이와 장수풍뎅이 유충 등 그렇게 낯설지 않는 곤충들을 접할 수 있다. 보는 것에만 한정돼 있지 않아 톱밥 속에 들어있는 유충을 만질 수 있고, 굼벵이를 직접 찾아 손 위에 올려 놓을 수 있다. 퍼즐을 통해 곤충의 특징을 알아맞히는 게임도 아이들에게 인기다.

나비와 장수하늘소 등 각종 곤충이 진열돼 있는 1층 표본관은 전 세계 곤충들도 함께 전시돼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호접몽이 인상적이다. 꿈에 나비가 되었던 장자가 꿈에서 깨어 “지금의 나는 장자인가? 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장자가 된 것인가?” 하는 장자의 제물론에 나오는 그 호접몽이다.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1만 5000km)를 이동하는 스키머 잠자리를 비롯해 시속 145km 속도로 가장 빨리 나는 곤충으로 알려진 등에(쇠파리), 33cm로 세상에서 가장 긴 곤충인 대벌레, 자기 몸무게의 200~300배 정도를 끌 수 있는 ‘곤충계의 장미란’ 장수풍뎅이까지. 갖가지 흥미로운 곤충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관 2층은 체험관으로 이뤄져 있다. 집과 사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퀴벌레 수백마리가 들어 있는 유리관을 지나고 나면 물개구리 손에 올리기, 금붕어와 손가락 뽀뽀하기, 우리목하늘소 더듬이 만지기, 애사슴벌레 엉덩이 쓰담쓰담, 두꺼비 샤워 시키기 등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다. 어릴 적 엄마 두꺼비를 따라 폴짝폴짝 뛰어가던 아기 두꺼비를 잡아 손바닥 위에 올려 놓고 논 기억에 미소가 지어졌다.

2층 체험관을 나와 온실 내 멸종위기곤충관에 가면 멸종 위기곤충을 볼 수 있다. 우리 곁에 익숙했던 반디불이, 표범나비 등 곤충들이 우리의 무관심 곳에서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자연 생태의 중요성을 인식 시키고 생태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이만한 곳이 없다.

우포늪 생태를 한눈에 볼수 있는 우포늪생태관의 볼거리들. 창녕군청 제공·김진성 기자 우포늪 생태를 한눈에 볼수 있는 우포늪생태관의 볼거리들. 창녕군청 제공·김진성 기자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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