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BGF 단체합의서 타결…최종 합의 내용은?
30일 오전 단체합의서 타결
운송료 인상·유급휴가 등 포함
사망 조합원 명예 회복 문구도
BGF로지스 이민재 대표이사(왼쪽)와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김동국 위원장이 단체협약서에 서명한 뒤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현우 기자
열흘 넘게 극한 대립을 이어왔던 화물연대와 BGF로지스가 단체합의서 잠정 합의 후 30시간 만에 최종 합의에 성공했다. 물류 차질 우려가 컸던 현장은 정식 합의안 서명 직후 봉쇄 해제 수순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와 BGF는 30일 고용노동부 진주지청 회의실에서 단체합의서 조인식을 가졌다. 이날 조인식에는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김동국 위원장과 BGF로지스 이민재 대표이사, BGF로지스 협력 운송업체인 일성로지스 석종태 대표 등이 참석해 합의서에 서명했다.
극한 대립의 발단이 된 CU 진주물류센터 조합원 사망 사고 이후 10일만이다. 특히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던 ‘근로자의날’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극적 합의다.
이번 합의안에는 △운송료 인상 △조합원 분기별 유급휴가 1회 부여 △CU화물노동자 휴식권 보장 △정당한 조합원 활동 보장 △손해배상 청구 금지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 취소 등 내용이 담겼다. 특히 화물연대를 노동조합으로 인정하고 단체교섭을 정례화하는 등 CU화물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마지막까지 협의가 이어졌던 CU 진주물류센터 조합원 사망 사고 후속 대책으로는 사 측이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조합원 명예 회복과 유가족 위로에 나서는 걸로 정리됐다.
화물연대본부 김동국 위원장은 “이번 합의는 단순한 운송료 인상이나 처우 개선을 넘어, 그동안 부정됐던 화물연대의 교섭 주체성과 노동조합의 지위를 실질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현장 화물노동자들을 교섭의 대상으로 인정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본부 관계자들이 조인식 장소에 들어서고 있다. 김현우 기자
합의가 이뤄지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양측은 CU 지주회사인 BGF와의 직접 교섭과 운송료 인상, 휴무 확대, 손해배상 청구 금지,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 취소 등을 놓고 팽팽하게 맞서왔다. 앞서 4차 협상까지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자 전국적으로 집회가 확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CJ대한통운과 한진을 상대로 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의 교섭 요구 노조 확정 공고 이의신청 관련 시정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노동계가 주장해 온 ‘특수고용노동자도 교섭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논리에 힘이 실린 것이다.
여기에 정부도 갈등 봉합에 나선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8일 직접 진주를 찾아 중재에 들어갔다. 이에 화물연대와 BGF 측은 이날 오후 8시부터 밤샘 교섭에 나섰고 29일 오전 5시께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다만 이날 오전 예정됐던 조인식이 돌연 연기되며 현장에는 한때 다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조합원 사망 사고에 대한 후속 대책과 유가족 지원 등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조인식은 양측 대표가 합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비로소 마침표를 찍었다.
BGF로지스 이민재 대표이사는 “이번 협상은 가맹점에 안정적인 상품 공급을 하기 위한 과정이자 배송 기사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과정이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안정적 물류 공급은 물론 배송 기사들과의 신뢰 관계가 한층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화물연대는 합의서 서명 직후 CU 진주물류센터 등 주요 거점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고 운송 재개에 들어갔다. BGF리테일의 전국 점포 물류 공급도 차례대로 정상화될 전망이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