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일광신도시 30·40대 표심, ‘보수 텃밭’ 흔든다 [PK 기초지자체 판세 분석]
⑥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 평균 연령 40.8세
민주 우성빈·국힘 정명시 ‘양강’
조국당 정진백·무소속 김쌍우
4자 구도 속 단일화 성사 관건
부산 기장군은 진보 계열 정당 군수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지역이다. 하지만 정관·일광신도시를 중심으로 젊은 인구가 급증하면서 전통적 보수 표심과 팽팽한 접전을 이루는 양상이다. 여기에 다자 구도와 단일화 변수까지 겹치며 선거 막판까지 예측 불허의 승부가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첫 진보 군수 탄생을 목표로 우성빈 전 국회의장실 정책비서관을 앞세웠다. 우 후보는 “기장군 자원을 독점하던 특권 토호세력 대신 발전 세력을 뽑아달라”며 세력 교체를 전면에 내걸었다.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정명시 전 기장경찰서장은 “군정은 단순히 구호나 목소리를 높이는 자리가 아니다”며 ‘실무형 행정가’를 자임하며 나섰다.
여기에 조국혁신당 정진백 후보, 무소속 김쌍우 후보까지 가세하면서 선거 구도는 한층 복잡해졌다. 결국 이번 기장군수 선거는 ‘보수 텃밭’의 균열과 신도시 민심의 부상이라는 흐름이 맞물리는 가운데, 네 명의 후보가 경쟁하는 다자 구도 속에서 진영 간 단일화 성사 여부가 막판 최대 변수로 꼽힌다.
■“교육 여건 개선해달라”
기장군 정관신도시는 주민 평균 연령이 40.8세로 기장군에서 가장 젊은 지역이다. 30~40대 유입이 늘면서 교육과 일자리 교통 등 생활 밀착형 공약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자녀와 함께 정관신도시로 이사를 왔다는 양수민(45) 씨는 “특별히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은 없다”면서도 “아이들의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후보라면 정당과 무관하게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여야를 향한 시각은 엇갈렸다. 송현숙(69) 씨는 “대통령과 기장군수의 정당이 같으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여당 군수라면 각종 숙원 사업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박수미(74) 씨는 “검증된 국민의힘 후보가 군수로 뽑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력 교체” 대 “안정적 군정”
민주당 우성빈 후보는 인지도 측면에서 단연 앞서 있다. 우 후보는 군의원 시절이던 2019년 오규석 전 기장군수와의 공개 설전이 SNS를 통해 확산되며 전국적 인지도를 얻었다. ‘4선 군수’에 맞선 ‘투사형 정치인’ 이미지를 구축했고, 최근에는 소통형 리더십을 강조하며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우 후보는 “상대 후보가 기장군 자원을 독점하던 특권 토호세력이 낙점한 사람이라면, 우성빈은 기장군의 발전을 이뤄낼 기장군의 발전 세력”이라며 “우원식 국회의장,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등 중앙정부와 직통하는 네트워크를 갖췄다. 체급이 다른 후보”라고 강점을 내세웠다. 공약으로는 기장형 무료 공공셔틀버스 도입, 정관선 조기 완공 등을 통한 ‘30분 교통혁명’, 방사선의·과학 등 미래산업 거점도시 육성, 원전소재지 전기료 반값 혜택 등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정명시 후보는 기장경찰서장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안정적 행정 능력을 강조한다. 그는 “수십 년간 거대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복잡한 행정 현안들을 직접 해결한 현장 중심의 실무 전문가”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러면서 “군정은 단순히 구호나 목소리를 높이는 현장이 아니다”며 “수천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꼭 필요한 곳에 집행해야 하는 막중한 실무의 장”이라고 밝혔다. 정 후보는 SMR 유치·중입자 가속기 설치 등을 통한 동남권 첨단 산업 메카 육성, 메가시티 교통 허브로의 격상, 맞춤형 인재 양성 시스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제3지대 가세로 판세 안갯속
기장군은 최근 정치 지형 변화가 두드러진 지역이다. 지난해 6월 대선에서 기장군(43.8%)은 강서구(45.8%)에 이어 부산에서 두 번째로 이재명 대통령의 득표율이 높았을 정도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변모했다. 지역 내 핵심 신도시인 정관읍에서는 이 대통령이 우세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신도시 유권자들은 이념보다 정책과 생활 이슈에 따라 표심이 움직이는 경향이 크다.
이 틈을 노리고 제3지대 후보들도 기장군 입성을 노리고 있다. 조국혁신당 정진백 후보는 “군의원이나 경찰 출신인 다른 후보들과 달리 저는 민간 은행에서 수백조 원 단위 사업을 집행했던 실물 경제 전문가”라며 “단일화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소속 김쌍우 후보 역시 보수 표심 일부를 흡수할 변수로 꼽힌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에 복당을 신청했지만 보류 결정을 받은 뒤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
이처럼 보수와 진보 계열 주자가 둘씩 갈린 상황에서 한쪽이 단일화를 이뤄낸다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제3지대 후보들이 막판까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완주할 경우, 판세는 끝까지 예측불허로 흐를 전망이다.
여론조사에서도 판세는 안갯속이다. 지난달 27~28일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기장군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우성빈 후보가 16.5%로 1위를 기록했고 정진백 후보가 11.4%로 뒤를 이었다. 국민의힘 경선 주자들은 김한선(10.0%), 임진규(9.7%), 정명시(9.3%), 이승우(9.1%) 등으로 고르게 분포됐었고, 지지후보가 없거나 모른다는 응답은 27.8%에 달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