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농어촌 기본소득 50일…80% 사용했다
2월 지급액 중 총 83% 사용
소비 원활…지역 경제 선순환
식당 사용 다수…읍 편중 없어
경남 남해군이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한 지 50일이 지난 가운데 전체 금액의 80% 정도가 이미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군민들이 지원금을 가장 많이 사용한 장소는 ‘식당’이었으며, 첫 지급 당시 우려했던 읍 지역 편중 현상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남해군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군민 3만 4840명에게 첫 지급된 농어촌 기본소득은 총 50억 800만 원이며, 지난 22일까지 사용액은 83%인 42억 8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3월에 당월 분과 함께 지난 1월 소급분이 동시에 지급됐는데, 총 100억 6000만 원 중 73%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치 전체 지급액 중 사용률은 76% 정도다. 농어촌 기본소득의 사용 기한은 읍 주민은 3개월, 면 주민은 6개월이다. 남은 기한이 넉넉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 속도가 비교적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해군 관계자는 “지급 대상자 중 어르신들이 많은 데다 카드 형태다 보니 사용률이 그리 높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소비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지급된 재원이 곧바로 소비로 이어지면서 지역경제 선순환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해군민들이 기본소득 지원금을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은 식당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 지급분 기준 총 10억 400만 원이 풀렸다. 전체 지급액의 1/4 정도가 식당에 몰린 셈이다. 병원·약국·학원·안경원·영화관 등 5대 업종이 19%로 뒤를 이었으며, 면 단위 하나로마트(10%), 주유소(7%), 편의점(4%) 등 순으로 집계됐다.
또한 첫 지급 당시 가장 우려됐던 ‘중심지’ 읍 지역 편중 현상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사용처 가운데 읍 가맹점 비중은 41%, 면 가맹점은 59%로 오히려 면 지역에 지원금이 더 많이 풀렸다.
인구는 면 지역이 읍 대비 2배 이상 많지만 중심지인 읍 지역에 생활 인프라가 집중돼 있다 보니 읍 지역에서만 지원금이 풀릴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읍에 집중된 5대 업종을 제외하면 읍 주민은 남해군 전역에서 면 주민은 면 지역에서만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했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삼동면 한 식당 점주는 “읍과 달리 면 지역은 대부분 관광객이 주요 고객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주민들도 지역 식당을 많이 찾는다. 농어촌 기본소득이 지급된 뒤 지역에 돈이 도는 느낌”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지급 기준과 가맹점 관리 등에 대해선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실거주 ‘주 3일 이상’ 주민에게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데, 실거주 여부를 파악하기 쉽지 않은 데다 조사 과정에서 주민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에 일각에서는 실거주 요건을 완화하거나 주소지 기준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지원금이 카드 형태로만 지급되다 보니 일부 어르신들은 기본소득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고령층에 한해 지류형 상품권 지급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일부 업소의 경우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 전후 갑자기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알려져 남해군이 대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남해군 관계자는 “지급 기준과 지류형 상품권 도입은 정부 지침에 따르다 보니 당장 개선은 어렵다. 장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일부 업소가 가격을 올린 데에 대해서는 전쟁 등 불가피한 원인인지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과도한 가격 인상이 확인되면 가맹점 제외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