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노용호 한국생태관광연구원 원장 “우포늪의 생명력, 춤과 노래로 알립니다”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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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예술 겸비 생태관광 전문가
생태춤 통해 습지 재밌게 홍보
생태관장 퇴직 후에도 연구 매진

“우포늪을 지키고 알리는 일에는 은퇴가 없습니다. 이곳은 사람과 자연, 문화가 어우러진 살아있는 교과서니까요.”

우포늪은 경남 창녕군 낙동강변에 위치한 국내 최대의 자연 늪이다. 이 거대한 습지를 단순한 보존의 대상을 넘어 문화와 예술, 교육의 장으로 확장시킨 인물이 있다. 독창적인 생태관광 전문가로 꼽히는 노용호(63·한국생태관광연구원장) 박사가 그 주인공이다.

노 박사와 우포늪의 인연은 숙명에 가깝다. 그는 조상들이 500여 년간 터를 잡아온 우포늪 인근 마을에서 태어나 늪을 놀이터 삼아 자랐다. 미국 뉴욕대학교(NYU)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경북 경산시에서 대학 교수로 12년간 재직하면서도 그의 연구 중심에는 늘 고향의 우포늪이 있었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 역시 우포늪을 중심으로 한 생태관광 연구였다.

그의 인생에 커다란 전환점이 찾아온 것은 2007년이다. 창녕군수의 요청으로 우포늪생태관장에 초빙된 그는 이듬해 열린 람사르 총회를 앞두고 전문직 공무원으로서 우포늪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중책을 맡았다. 이후 12년 동안 그는 교육과 홍보의 최전선에서 우포늪의 파수꾼 역할을 자처했다.

노 박사만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춤’이었다. 습지의 생태 원리를 몸짓으로 표현해 교육과 재미를 결합한 ‘에듀테인먼트’ 기법을 선보인 것이다. 그는 이를 ‘생태춤’이라 명명했다. 남이섬부터 제주도 IUCN 총회, 안산 국제생태관광총회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무대에서 강연과 공연을 결합한 퍼포먼스를 펼치며 생태와 예술의 융합을 몸소 실천해 왔다.

노 박사는 “습지를 설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몸으로 느끼게 하는 것”이라며 “춤은 언어를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2019년 전문직 공무원 퇴직 후에도 그의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노 박사는 “퇴직 후 자유로운 몸이 되니 오히려 더 정열적으로 우포늪을 알릴 기회가 많아졌다”고 미소 지었다. 생태춤에서 출발한 그의 영역은 일상춤, 축구춤, 커피춤 등으로 넓어졌고, 그의 강연은 이제 생태와 인문학을 아우르는 독보적인 융합 콘텐츠로 진화했다.

최근 그는 우포늪을 ‘미래 유산’으로 규정하고 학술적 토대를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1810년 노주학 선생의 ‘도호집’을 발굴해 세간에 알리는가 하면, 2025년 창녕군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관리계획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는 등 연구자로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스토리텔링 능력도 정점에 달해, 2024년 세계유산 서원 스토리텔링대회 최우수상, 2025년 경남도 사투리경연대회 장려상을 휩쓸기도 했다.

노 박사는 우포늪을 ‘콘텐츠의 보물창고’라 부른다. 시 ‘내 고향 우포에서는’을 짓고, 사투리 노래 ‘그게 그거’를 만들어 보급하는 이유도 지역의 정서를 유쾌하게 전달하기 위함이다. 그의 활동은 단순한 지역 홍보를 넘어선다. 생태와 예술을 결합한 독창적 콘텐츠는 세계 무대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노 박사는 “우포늪은 사람과 자연, 문화가 어우러진 살아있는 교과서”라며 “춤과 노래, 시와 강연을 통해 우포늪의 생명력을 전 세계에 전하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3월부터 부산여자대학교에서 ‘세상만사 노래와 춤’이라는 과목을 맡아 학생들과 함께 아리랑 노래 만들기, 생태예술콘서트 형식의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노 박사는 “노래와 춤으로 세상만사를 풀어내며 학생들이 자연과 삶을 몸으로 느끼도록 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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