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노 갈등’…DS로는 임단협 과반 통과 어려워
현 노조, ‘반도체 사업부 편중’…타 사업부 외면
부문별 노조 가입현황…DX 부문↓·DS 부문↑
노조 DX 보상엔 소극…지부장 발언도 자극
DS만으로는 전체 12만 노조원 과반 안돼
삼성전자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 전경.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이하 초기업노조)가 사측과의 임단협에서 반도체(DS)부문 편중 행보를 보이면서 노조원간 분열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현 노조가 계속해서 반도체 위주로 임단협을 진행시킬 경우 전체 노조원의 과반도 얻지 못해 임단협 성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2일 초기업노조의 부문별 가입 현황을 보면 지난달 10일 1만 4575명이었던 DX(디바이스 경험)부문 가입자 수는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1만 4553명으로 감소했다. 특히 가전(DA), TV(VD), 네트워크 등 주요 DX부문 조직에서 가입자 이탈이 뚜렷했다. DA는 2322명에서 2291명으로, VD는 1580명에서 1565명으로, 네트워크는 1453명에서 1434명으로 각각 가입자 수가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DS부문 가입자는 5만 1374명에서 5만 5822명으로 4400명 이상 증가했다.
DX부문 임직원들은 현 노조가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와 투명화 등 DS부문의 핵심 의제 위주로 움직인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또한 노조가 사측의 핵심 요구안인 상한 해제와 투명화를 사실상 수용했음에도 DX부문을 위한 현실적인 보상안 마련에는 소극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도 지난달 30일 노조 측에 매출·영업이익 국내 1위 달성 시 메모리사업부에 경쟁사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는 ‘특별 포상’을 약속하겠다고 사내 공지했다. 적자에 시달리는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에도 경영성과 개선 시 최대 75%의 성과급을 보장하는 안을 함께 제시했다.
초기업노조 최승호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의 발언도 갈등을 부추겼다. 최 위원장은 최근 조합원 텔레그램을 통해 삼성전자를 ‘종합반도체회사’라고 선을 그으며 가입자들을 향해 해당 정체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가전과 무선 사업 등을 아우르는 ‘종합전자회사’로서 삼성전자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발언으로 비치며 DX부문 임직원의 거센 반발을 샀다.
회사 내부에서는 초기업노조를 떠나 DX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새 노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초기업노조처럼 DS사업부의 보상에만 열을 올리는 것이 아닌 DX부문의 특수성까지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노조는 오는 23일 경기도 평택사업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고, 경영진의 태도 변화가 없을 시 5월 파업까지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DX부문의 냉담한 반응과 내부 분열이 가속화되면서 파업 동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DS부문 가입자는 여전히 5만 5822명으로 전체 직원 수(12만 9060명)의 과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재계 관계자는 “과반을 얻으려면 DS외 다른 사업부까지 안고 가야 하는데 DS에 편중된 현 노조가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