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글로벌법’에 침묵하는 민주당… 법사위서 또 묵히나
이재명 대통령 ‘포퓰리즘’ 법안이라 언급
빠른 처리 약속한 민주당 침묵 지키는 중
이 대통령 의중 반영된 것 아니냐는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2026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힘 의원석으로 향해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을 포퓰리즘적 법안이라고 특정한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처리 방침 등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부산시장에 출마한 전재수 의원 요청에 민주당 지도부가 조속한 처리를 약속했지만, 이 대통령 언급 이후 기류가 바뀐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년간 표류하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상정을 앞둔 특별법 통과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등은 2일 오후까지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처리 방침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부산 특별법인가 만든다고 후다닥 그러길래 제가 얘기를 좀 했다”고 말한 이후 공식적 언급을 꺼리는 분위기다.
전 의원이 공동 대표발의한 특별법은 2년간 표류하다 여야 합의로 법사위 상정을 앞두고 있었다. 지난달 24일 전 의원 요청에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가 빠른 처리를 약속했지만,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법안 숙려 기간인 5일을 채우지 못했다”며 법안 상정을 돌연 보류했다.
법안 숙려 기간이 지났으나 민주당은 향후 법사위 전체회의 개최 일정 등을 국민의힘 측에 알리지 않은 상태다. 민주당이 빠른 통과를 공언한 특별법에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이 대통령 의중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2026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인사하며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 측근인 민주당 이해식 의원도 특별법에 대해 비슷한 취지로 반대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소위 회의에서 “정부의 균형발전, 균형성장 전략이 5극 3특”이라며 “5극 중 한 극인 부산·울산·경남 중에 부산만 특별법을 만들어 먼저 가면 부울경 통합 혹은 메가시티 전략에 영향이 없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최소 지방선거 이후로 심의를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 발언 이후 민주당 침묵이 지속되자 여당 내부에선 빠른 법안 처리를 재고해야 한단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관측도 있다. 전 의원이 설득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이 대통령이 부산 특별법만 특정해 언급한 걸 고려하면 매듭이 쉽게 풀리지 않을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연일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며 민주당을 비판하고 있다. 2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부산 현실을 조금만 깊이 살폈다면 감히 포퓰리즘 운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포퓰리즘 핑계로 특별법 발목을 잡는 ‘핑계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며 “민주당도 특별법 처리를 당론으로 확정 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헌승 의원은 이날 추경 시정 연설이 있었던 국회에서 이 대통령을 만나 특별법 통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 대통령에게) 포퓰리즘 법안이 아닌 부산 발전을 위한 여야 협치의 성과이며 정부 부처와 협의도 모두 마쳤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법안 통과에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민주당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 때 행안부, 기재부와 협의를 한 데다 정부가 부담을 지지 않는 범위로 수정해 합의를 했다”고 법안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말씀이 있어 엊그제부터 행안부, 원내 지도부, 청와대와 조율을 하는 사안”이라며 “조율이 되는대로 부산 시민들께 보고드릴 기회가 있을 테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