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아파트 흉기 살인 사건, 스토킹 정황 드러나
한 달 넘게 위협성 문자 메시지 전송
피해 여성, 경찰 상담 정황도 드러나
흉기 미리 준비한 계획 범행에 무게
경남 창원 한 아파트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피해자에게 위협적인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는 등 집착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된 20대 여성 A 씨와 30대 남성 B 씨는 한 중견기업 창원 사업장에 다니던 직장 동료 관계로 확인됐다. A 씨는 올해 1월, B 씨는 사건 당일 회사를 그만뒀다.
이들은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숨졌다. 경찰은 B 씨가 A 씨를 흉기로 찌른 뒤 자해한 범행으로 추정하고 목격자 진술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조사를 벌였다.
사건 당일 오전 B 씨는 주거지에서 나오던 A 씨 뒤를 쫓아 대화를 시도한 다음 함께 택시를 타고 자신의 주거지로 이동했다. B 씨는 대화가 이어지던 오전 11시 35분 주거지 현관 출입구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A 씨를 찌르고 곧바로 자해했다. A 씨는 40m가량 떨어진 상가로 피신해 구조를 요청하고 쓰러졌다. 흉기를 들고 뒤를 쫓은 B 씨도 몇 걸음 떨어져 A 씨를 지켜보다가 쓰러졌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지난해 10월께부터 연락하고 지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B 씨는 A 씨가 관계를 더 이어가지 않으려고 하자 집착을 시작했다. 실제로 B 씨는 올해 1월부터 3월 초까지 B 씨에게 위협적인 내용이 포함된 문자 메시지를 다섯 차례 정도 전송했다. 그보다 앞서 A 씨가 직장을 그만둔 이유도 가족 병 간호 이외에 B 씨 집착 때문으로 확인됐다.
A 씨가 경찰에 상담을 요청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A 씨는 지난달 초 창원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를 방문해 ‘한때 연락하던 남성이 계속 연락한다’는 취지로 10분가량 상담했다. 경찰은 A 씨가 한 번 더 연락받으면 신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B 씨 인적 사항 등은 알려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별도 신고나 사건 접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B 씨가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를 미리 소지했다고 보고 계획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흉기를 언제, 왜, 어떤 경위로 구매했는지 조사는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추가 조사와 별개로 B 씨가 숨지면서 경찰은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