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진심이 닿는 눈부신 위로’…3월 부일시네마 ‘너와 나’
영화 '너와 나'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영화를 사랑하는 <부산일보> 독자를 극장으로 초대하는 ‘BNK부산은행과 함께하는 부일시네마’(이하 부일시네마) 열한번째 상영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지난달 31일 오후 7시 부산 중구 신창동 ‘모퉁이극장’에 모인 관객들은 45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독립영화 ‘너와 나’(2023)를 관람했다.
수학여행을 하루 앞둔 세미(박혜수)의 시선은 온통 하은(김시은)에게 있다. 다리를 다쳐 여행에 갈 수 없는 하은을 향해 세미는 같이 가자며 억지스러운 떼를 쓰고, 서운함은 이내 날카로운 원망이 되어 터져 나온다. 사실 세미의 화는 하은이 아니라 솔직한 진심을 꺼내 보이지 못하는 자신을 향해 있다.
감정의 소용돌이를 지나 영화는 마침내 두 마음이 맞닿는 순간을 담아낸다. 그러나 이 영화를 단순히 풋풋한 퀴어 영화로 볼 수는 없다.
영화는 꿈결 같은 빛으로 둘의 시간을 비추면서도 숨겨진 단서들을 조심스럽게 꺼내 놓으며 힌트를 준다. 따스한 봄날과 교복, 안산, 제주도. 영화가 심어둔 힌트들은 결국 우리 가슴 속 한 사건을 소환한다. 영화는 비극을 전시하는 대신 “사랑해”라는 고백을 하며 떠난 이들에게는 다정한 안부를, 남겨진 이들에게는 깊은 위로를 건넨다.
상영 직후 이어진 ‘소감 한토막’ 시간에서는 영화의 여운을 나누는 뜨거운 장이 됐다. 모더레이터로 나선 부산시 장노년일자리지원센터 이미령 팀장은 “단순한 청춘 멜로를 넘어 자기 감정을 이해하고 성찰하게 만드는 작품”이라며 운을 뗐다.
직업상담사라고 밝힌 한 관객은 “표현하며 살아야겠다는 걸 느꼈다”고 고백했고, 영화를 여러 번 봤다는 또 다른 관객은 “죽음이 남의 일이 아니며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령 팀장은 “슬픔을 전시하지 않고 아이들의 빛나는 하루를 목도하게 함으로써 영화적 위로를 전하는 방식이 특별하다”며 “오늘 하루만큼은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할 수 있길 바란다”는 말로 자리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서 진심 어린 감상을 공유한 관객 5명에게는 감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경품이 증정됐다. 앞으로도 소중한 소감을 나누는 관객들을 위해 다양한 경품 혜택과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BNK부산은행이 후원하는 부일시네마는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 오후 7시 모퉁이극장에서 열린다. 부산닷컴(busan.com) 문화 이벤트 공간인 ‘해피존플러스’(hzplus.busan.com)에서 관람을 신청할 수 있다. 참가자를 추첨해 입장권(1인 2장)을 준다.
이달 상영작은 칸영화제 수상에 빛나는 일본 영화 ‘퍼펙트 데이즈’(2024)이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