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정책의 사각지대 '1자녀 가정'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이 새 학기를 맞아 다자녀 가정 교육지원 포인트 신청을 조기 시행했다. 2자녀 이상 가정에 연 30만 원, 3자녀 이상 가정에 50만 원을 지역화폐 동백전으로 지급하며, 올해부터는 안경 구입비까지 사용처를 확대했다.
가계 지출이 집중되는 3월에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 정책의 테두리 밖에는 씁쓸함을 삼키는 1자녀 가정이 있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 일도 결코 가볍지 않다. 학원비, 독서실비, 문구류 등의 교육비는 자녀 수와 무관하게 모든 부모의 공통된 짐이다. 그럼에도 지원 기준이 2자녀 이상으로 나뉘면서 1자녀 가정은 철저히 배제됐다.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 하나를 키우고 있는 직장동료는 “경제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둘째·셋째를 낳는 가정도 많은데, 힘겹게 하나만 키우는 우리 같은 가정만 빠지는 건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이는 비단 한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저출산 극복의 핵심이 다자녀 가정에 대한 사후 보상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부모들이 둘째 출산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첫째 하나 키우기도 벅찬 양육비 부담 때문이다. 1자녀 가정을 든든히 지원할 때 비로소 부모는 둘째를 계획할 여력을 갖게 된다. 자녀가 하나라는 이유로 복지 혜택에서 소외시키는 핀셋 지원은 오히려 출산 의지를 꺾는 역효과를 낳을 뿐이다.
자녀 수로 선을 긋는 낡은 프레임에서 벗어나, 아이를 키우는 가정 자체의 무게를 덜어주는 보편적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부터 차별 없는 지원이 보장될 때, 자연스러운 다자녀 가정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박기훈·부산 동래구 낙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