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수혈에도 3월 급여 체불…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사활
이달 31일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
하림·유통 대기업 등 참전에 촉각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자금난이 임계점에 다다랐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1000억 원의 긴급 자금을 수혈하며 배수진을 쳤으나 누적된 미지급금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직원들의 3월 급여가 체불되는 등 현장의 유동성 위기가 심화하면서 이달 말 마감을 앞둔 자회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성사 여부가 기업 존폐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21일 지급 예정이었던 직원들의 3월 임금을 집행하지 못했다. 지난 17일 1~2월분 체불 임금과 설 상여금을 뒤늦게 정산하며 고비를 넘기는 듯했으나 불과 일주일 만에 다시 급여가 밀리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임금뿐 아니라 협력사에 대한 정산금과 각종 세금, 임차료 역시 상당 부분 미납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급여 체불은 대주주의 고강도 지원책 직후 발생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한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이달 초 두 차례에 걸쳐 총 1000억 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MBK 김병주 회장은 서울 한남동 자택 등 개인 자산을 담보로 제공해 우리투자증권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가 사재를 내걸며 회생 의지를 보였으나 미지급금 규모가 이미 투입 자금을 상회하면서 단기 유동성 문제만 해결하는 데 그친 셈이다.
경영난은 영업 현장의 악순환으로 전이되고 있다. 협력사 대금 정산이 지연되자 일부 업체들이 납품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면서 매대 곳곳이 비어가고 있다. 일반 브랜드(NB) 상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만 영업을 이어가는 고육지책을 쓰고 있지만 이는 다시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역성장의 늪’이 되고 있다.
결국 시선은 이달 31일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으로 쏠린다. 홈플러스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익스프레스를 매각해 최소 3000억 원 안팎의 현금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하림그룹을 비롯해 GS리테일, 이마트, 롯데쇼핑 등 유통 강자들이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다만 후보군으로 언급된 기업들은 일단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며 실사 데이터를 면밀히 검토 중이다.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을 오는 5월 4일까지로 연장하며 매각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익스프레스 매각은 홈플러스가 동원할 수 있는 마지막 유동성 공급원”이라며 “오는 31일 LOI 마감 결과에서 진정성 있는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홈플러스의 정상화 가도에는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봤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