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만료’ 줄줄이…바이오시밀러 시장 판 바뀐다
졸레어·자누비아 등 주요 의약품 특허 만료
연 매출 높은 블록버스터 품목들 대거 포함
제네릭·바이오시밀러 경쟁 본격 확대 전망
향후 10년간 최대 600조 원 규모 시장 재편
올해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잇따르면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연 매출 수 억달러에서 수십 억달러에 이르는 핵심 품목들이 독점권 상실(LOE)에 진입하며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제약사 간 경쟁이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19일 피어스파마의 ‘2026년 미국 독점권 만료 상위 의약품’ 분석에 따르면 로슈,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존슨앤드존슨(J&J), 머크(MSD), 다케다, 화이자 등 주요 글로벌 제약사의 핵심 제품들이 특허 또는 독점권 만료 시점에 도달한다. 알레르기 치료제, 항암제, 면역질환 치료제, 중추신경계 치료제 등 주요 치료 영역 전반에서 경쟁 구도 변화가 예상된다.
시장 영향이 가장 큰 품목으로는 로슈의 알레르기 치료제 ‘졸레어’가 꼽힌다. 지난해 미국 매출 약 37억 달러(약 5조 5000억 원)를 기록한 이 제품은 제형 특허까지 만료되며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일부 바이오시밀러가 이미 승인된 가운데 올해 하반기부터 시장 경쟁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다발골수종과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시장도 특허 만료 영향권에 들어섰다. BMS의 ‘포말리스트’는 연 매출 20억 달러(약 3조 원) 이상을 유지해온 핵심 품목으로 제네릭 경쟁이 예상된다. 존슨앤드존슨의 ‘옵서미트’ 역시 핵심 특허 만료를 앞두고 다수 제네릭이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당뇨병과 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에서도 경쟁 구도 변화가 본격화된다. 머크의 ‘자누비아·자누메트’는 제네릭 업체들과의 합의에 따라 오는 5월 이후 경쟁이 시작된다. 존슨앤드존슨의 ‘심퍼니’, 다케다의 ‘가텍스’와 ‘트린텔릭스’, UCB의 ‘브리비액트’, 화이자의 ‘젤잔즈’도 잇따라 독점권 상실 구간에 진입하면서 매출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허 만료가 곧바로 경쟁 심화로 이어지지 않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일부 바이오의약품은 생산 난이도와 규제 변수, 특허 소송 등의 영향으로 바이오시밀러 진입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독점권은 사라졌지만 경쟁이 제한되는 ‘지연된 시장 재편’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장기적으로 특허 만료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약 4000억 달러(약 592조 원) 규모의 의약품 특허가 만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30년까지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70개를 포함해 약 200개 품목이 특허 만료를 맞아 시장 재편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에는 시장 확대 기회가 열리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은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경쟁에 나서며 점유율 확대를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특허 만료 이후 시장 전개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의 출시 속도, 특허 분쟁, 보험 등재 여부가 시장 재편의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