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전재수 요청도 묵살, 글로벌허브법 물 건너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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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위 법안심사 소위, 안건서 제외
부산 의도적 홀대 시민들 분노 표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윤건영 법안심사제1소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제2차 법안심사제1소위 회의에서 중대범죄수사청법안 등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윤건영 법안심사제1소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제2차 법안심사제1소위 회의에서 중대범죄수사청법안 등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은 부산 전역을 규제 혁파 지역으로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관세와 법인세 감면 등 글로벌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특례를 부여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하지만 2024년 5월 발의된 이 법안은 아직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가뜩이나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16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소위는 글로벌허브법을 안건에서도 제외했다. 당초 이 법안은 부산 여야 국회의원 18명 전원이 공동으로 발의했다. 더욱이 서명운동에 참여한 시민이 160만 명에 달한다. 법안 상정 키를 쥔 여당이 무슨 의도로 부산과 시민들을 이렇게 철저하게 무시하는지 그 속내가 자못 궁금하다.

부산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행안위 법안심사 제1소위는 이날 다른 법안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면서도 글로벌허브법을 안건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이 법안에 대한 입법 공청회가 열리면서 본격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끝내 불발된 것이다. 더욱이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당 지도부에 법안 처리를 강력하게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여당이 같은 당 전 의원의 요청까지 묵살하면서 심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은 부산을 의도적으로 홀대했다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부산 시민들은 여당에 대한 분노와 함께 허탈감까지 호소하고 있다.

특히 법안심사 제1소위는 글로벌허브법은 제외하면서 강원특별법, 제주특별법, 전북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등 이른바 ‘3특’ 특별법에 대한 법안 심의를 진행했다. 이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 글로벌허브법은 이재명 정부 출범 뒤 행정통합을 촉진할 목적으로 발의된 ‘3특’ 특별법보다 먼저 발의됐다. 국회 법안 심사 관례인 ‘선입선출’ 원칙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글로벌허브법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 사전 협의를 거쳐 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없는 상태다. 그런데도 심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은 모종의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민주당과 행안위는 명확한 배제 이유를 내놔야 한다.

글로벌허브법은 부산만을 위한 법안이 아니다. 수도권 일극주의로 성장 한계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부산을 싱가포르나 상하이와 같은 국제자유도시로 육성, 수도권에 집중된 핵심 산업과 국가 자원을 분산해 남부권을 대표하는 성장축을 구축하는 것은 지역 균형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시작으로 추진 중인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해 거점 항만 등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글로벌허브법 통과가 반드시 필요하다. 시간을 지체할수록 부산뿐만 아니라 해양강국을 꿈꾸는 대한민국의 경쟁력도 약화된다. 여당 지도부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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