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힘 박형준 부산시장 컷오프 검토, 지선 포기하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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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 강력 반발, 주진우도 경선 요구
공정성, 설득력 없어… 국힘 자멸의 길

6·3 지방선거 부산시장에 도전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과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부산시장에 도전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과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16일 열린 국힘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는 후보 선출 방식을 두고 의견이 충돌해 일부 위원이 회의 도중 퇴장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정현 공관위원장과 일부 위원이 ‘혁신 공천’을 내세워 현역 박형준 부산시장을 경선 없이 컷오프하고 주진우 의원을 단수 공천하는 방안을 거론하자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반발이 터져 나왔다. 특히 당연직 공관위원인 정희용 사무총장과 부산 지역 몇몇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며 회의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 부산시장 공천이 중앙당 내부 충돌로 번진 셈이다.

이번 사태는 현직 단체장을 경선 없이 배제하려는 시도에서 촉발됐다. 배경에는 이 위원장이 강조해 온 ‘혁신 공천’과 인적 쇄신 기조가 있다. 그는 회의 직전 현역 광역단체장인 김영환 충북지사를 컷오프하며 이를 현실화했다. 그러나 현역 시장까지 같은 방식으로 배제하려는 방안이 거론되자 당내에서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지역 사정을 제대로 아느냐”는 비판도 이어졌다. 후보 선출 과정에서 최소한의 경쟁과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지도부의 ‘윤 어게인’ 기조를 비판한 데 따른 보복 공천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이는 국힘 스스로 자멸하는 길이다.

단수 공천설이 제기되자 박 시장은 즉각 반대 입장을 밝히며 경선을 요구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혁신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당을 망하게 하는 행위이자 망나니 칼춤”이라며 이 위원장을 정면 비판했다. 또 “공천은 공정해야 하며 부산 시민의 의사를 왜곡하는 시도는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경쟁자로 거론된 주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경선을 정중히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같은 입장을 밝혔다. 결국 두 후보 모두 공정한 경선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중앙당이 컷오프와 단수 공천을 검토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 공천 논란의 본질을 드러낸다 하겠다. 이는 두 후보자 모두 반발한다는 데서 읽어낼 수 있다.

공관위원장이 지역 여론을 외면한 채 단수 공천을 추진하려 한 것은 지나치게 무모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부산은 국힘 핵심 지지 기반이다. 그럼에도 공천을 둘러싼 최근 행태는 지역 정치의 상식과 책임을 저버린 모습으로 비친다. 지선 공천은 단순한 당내 절차가 아니라 지역 민심을 반영하는 정치적 약속의 과정이다. 공정한 경쟁과 경선을 통해 정당성을 확보해야 본선 경쟁력도 생긴다. 이는 주 의원에게도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당사자들조차 경선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컷오프와 단수 공천을 밀어붙인다면 공정성도 설득력도 없다. 이런 방식의 공천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힘은 스스로 6·3 지선을 포기하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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