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교' 신연초등, 인근 재개발 구역 공사로 학생 통학로 안전 '위험'
남구 우암동 인근 아파트 재개발
학교 정문 신호등도 없이 개학해
단속 카메라·안전 울타리도 없어
학부모 사이 “성급한 개교” 비판
지난 13일 오후 부산 남구 신연초등학교 통학로 모습.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은 정문 앞을 화물 차량이 지나고 있다. 김재량 기자 ryang@
대규모 주택 재개발 사업 등으로 휴교한 뒤 다시 문을 연 부산 한 초등학교의 학생들이 학교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개발
공사로 통학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 해당 주택 재개발 구역은 인근 중학교에서도 통학로 위험이 제기(부산일보 2월 3일 자 8면 보도)된 바 있어, 학생들의 통학로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1시 30분, 부산 남구 우암동 신연초등학교 맞은편에서는 대연3구역 재개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학생들의 하교 시간이었지만, 대형 화물차와 공사 차량이 신호등 없는 도로를 쉴 새 없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앞에 설치된 횡단보도 2곳 중 1곳은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 초등학교 정문 앞은 신호등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횡단보도에서는 남구 시니어클럽 봉사자 2명의 통학 지도만 이뤄지고 있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주 출입문을 기준으로 반경 300m는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정하고 있다. 어린이 보호구역에는 과속 단속 카메라(시속
30km 이상 단속 대상)를 설치해야 하지만, 신원초등 정문에는 설치돼 있지 않다.
지난 13일 오후 부산 남구 신연초등학교 통학로 모습. 신호등이 작동되지 않는 학교 앞을 공사 차량이 지나고 있다. 김재량 기자 ryang@
학교 주변 보행로에는 차량으로부터 학생들을 막을 제대로 된 울타리나 볼라드(인도 진입 방지 구조물)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학교 정문 위아래 보행로는 포장 작업조차 끝나지 않았다. 보행로 주변에는 뽑힌 나무와 성인 남성 머리 크기를 넘는 돌들도 도로 옆에 덩그러니 방치돼 있었다.
현재 신연초등은 건물 뒤편에 주차 공간을 포함한 증축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기존 학교 정문은 교직원 주차장으로 쓰인다. 대신 학교 측은 통학 지도가 이뤄지는 횡단보도 앞에 쪽문 형태로 임시 출입구를 마련해 학생들이 정문을 이용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신연초등은 지난 3일 재개교해 약 16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신연초등은 학생 수 부족으로 2024년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2년간 휴교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신연초등을 교육행정본부 등으로 이용하다가 대연3구역 전입세대 내 학생 교육을 위해 지난 1일 재개교 했다.
2년 만에 학교가 다시 문을 열었지만, 통학로 안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학부모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신연초등 학부모 30대 김 모 씨는 “재개교 이전부터 꾸준히 구청과 경찰, 학교 측에 개선을 요구했지만 마땅한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며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성급하게 학교 문을 열어 아이들이 통학로 안전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연3구역 주택 재개발 구역 주변 학교에서는 통학로 안전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인근 대연중학교 통학로 또한 같은 대연3구역 재개발 공사로 학생 안전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안전 확보가 우선이라는 학교 측과 공사 일정을 강행하려는 조합 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 남구청은 대연중을 방문해 안전 대책 재검토를 공식 요구하기도 했다.
대연3구역 주택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현재 도로 안전이 부실한 것이 사실인 만큼 학생들이 위험하지 않게끔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남구청과 남부교육지원청 등 관계 기관들과 지속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연초등과 남부교육지원청, 남구청, 부산경찰청, 조합, 학부모 등은 최근 통학로 안전 대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학생 진출입구로 활용 중인 임시 출입구 앞 횡단보도 신호등을 작동하기로 합의했다. 남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등하교 시간 공사 차량 운행 제한을 지속 요청하고 있는 상태”라며 “우선 공사장 앞에 신호수를 배치하고 아이들이 신호등이 작동되는 횡단보도를 이용해 등하교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오후 부산 남구 신연초등학교 통학로 모습. 포장이 덜 된 도로 옆 성인 남성 머리 크기를 넘는 돌이 방치돼 있다. 김재량 기자 ryang@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