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개점휴업… 통영 욕지모노레일 ‘국민감사’ 청구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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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차량 탈선 사고로 8명 중경상
통영시, 시공사 등 상대 104.8억 손배소
공직공익비리신고 전국시민운동연합
“제도 모순인지, 운용 오류인지 따져야”

(사)공직공익 비리신고 전국시민운동연합 이경건 통영시지부장은 12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욕지섬 모노레일 차량 탈선 사고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여러 의문만 남기고 해답은 얻지 못한 실정”이라며 국민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최환석 기자 (사)공직공익 비리신고 전국시민운동연합 이경건 통영시지부장은 12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욕지섬 모노레일 차량 탈선 사고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여러 의문만 남기고 해답은 얻지 못한 실정”이라며 국민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최환석 기자

‘포스트 케이블카’로 주목받은 경남 통영시 욕지도 관광모노레일이 결국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2021년 발생한 아찔한 차량 탈선 사고 책임 소재를 둘러싼 운영사와 시공사 간 법정 공방이 길어지며 5년째 멈춰 선 상태다. 참다못한 지역 시민단체가 국민감사를 청구하기로 했다.

(사)공직공익 비리신고 전국시민운동연합 이경건 통영시지부장은 12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벌써 5년이 지났지만, 여러 의문만 남기고 해답은 얻지 못한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비상정지장치’ 대신 ‘비상제동장치’를 의무화하고 있는 현행 궤도운송법의 허점과 통영시의 허술한 대응 실태를 짚으며 “법 제도의 모순인지, 지자체의 운용 오류인지, 건설기준 위반은 없었는지 등 절차적, 제도적 관점에서 따져봐야 한다”면서 국민감사 청구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감사는 공공기관의 사무 처리가 법령위반 또는 부패행위로 인해 공익이 현저히 저해된다고 판단됐을 때 18세 이상 국민 300명 이상이 연서해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하는 제도다.

욕지도 모노레일은 통영시가 117억 원을 투입해 설치한 관광 시설이다. 총연장 2.1km 순환식 궤도로 욕지면 동항리 여객선 선착장에서 해발 392m 천왕산 대기봉을 오간다. 당시 이용객이 급감하던 미륵산 케이블카를 이을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2019년 12월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시설 관리와 운영은 통영시 지방공기업인 통영관광개발공사가 맡았다. 통영시가 공사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이다. 개통 6개월 만에 일부 레일에서 이상 변형이 확인돼 한 달 넘게 운행을 중단하기도 했지만, 1년 6개월 만에 누적 탑승객 18만 명을 넘어서며 사업은 연착륙하는 듯했다.

2021년 11월 28일 오후 2시께 통영시 욕지도에서 운행 중인 관광용 모노레일에서 차량이 탈선해 탑승자 8명이 크게 다쳤다. 부산일보DB 2021년 11월 28일 오후 2시께 통영시 욕지도에서 운행 중인 관광용 모노레일에서 차량이 탈선해 탑승자 8명이 크게 다쳤다. 부산일보DB

그런데 2021년 11월 차량이 선로에서 튕겨 나가 탑승객 8명이 크게 다치는 대형 사고가 발생 직후부터 지금까지 개점휴업 상태다. 통영시가 운행 재개를 위해 안전진단 용역을 의뢰한 결과, 총체적 부실로 기초부터 레일까지 전면 재시공이 불가피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소요 예산은 63억 원 상당으로 추정됐다.

운영사인 통영관광개발공사는 2023년 8월, 시공사와 설계사 3곳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에서도 차량 앞·뒷바퀴 베어링이 하중을 견디지 못해 파손되면서 탈선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사고 책임이 시공사에 있다는 이유다. 최초 소송가액은 72억 원이었다. 운행 중단에 따른 영업 손실 9억 원을 합친 금액이다. 그러다 지난해 5차 변론 이후 법원이 지정한 감정평가사를 통해 손해배상 규모를 재산정한 결과, 영업 손실액이 41억 8000만 원 확정돼 최종 가액 역시 104억 8000만 원으로 증액됐다.

그렇게 2년 넘게 이어진 법정 공방 끝에 지난 1월 1심 선고가 났다. 서울중앙지법은 설계와 시공 하자를 인정하면서도 배상 책임을 일부분으로 제한하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이에 양측 모두 항소해 서울고등법원에서 2심 심리가 진행 중이다.

통영시가 의뢰한 안전진단 용역 결과 기초부터 레일까지 전면 재시공이 불가피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소요 예산은 63억 원 상당으로 추정됐다. 부산일보DB 통영시가 의뢰한 안전진단 용역 결과 기초부터 레일까지 전면 재시공이 불가피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소요 예산은 63억 원 상당으로 추정됐다. 부산일보DB

통영시는 애초 1심 법원 현장 감정이 끝나면 기존 레일 철거 후 복구공사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시작도 못 했다. 피고 측이 감정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심리가 더딘 민사 소송인 데다, 항소심을 거쳐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걸리는 기간을 고려하면 현재로선 운영 재개 시점을 가늠할 수조차 없다.

통영시 관계자는 “1심에서 시공 하자로 인정되지 않은 항목들에 대해 항소심에서 재감정 등을 통해 추가로 하자가 인정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라며 “설계시공 하자로 사고가 나 장기간 영업을 하지 못해 입은 손해 감정 부분도 100% 인용되지 않아 피고들의 배상 책임 범위를 확대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으로선 재개장 시기를 예상하기 어렵다. 소송이 마무리되면 향후 운영 방안 등 세부적인 사항들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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