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흡수통합만 바라보는 에어부산의 내핍경영
2027년 1분기 진에어 흡수합병 예고
에어부산 노조, 주주, 항공소비자 불만
최근 1년간 에어부산 탑승률도 하락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위반 논란도
에어부산의 노사 갈등이 지난달 25~27일 조합원 투표에서 합의안 찬성으로 일단락됐다. 에어부산 노사는 임금 인상폭을 놓고 충돌했지만 이면에는 ‘흡수통합’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진에어에 통합되는 에어부산의 직원들은 ‘차별’에 대한 우려로 ‘동일 처우’ 확약을 요구하며 사측과 충돌했다. 흡수합병으로 사라지는 에어부산의 ‘마지막’이 다가오면서 그 후폭풍이 점차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2027년 1분기로 예고된 에어부산과 진에어의 합병에 대해선 에어부산 직원을 비롯해 주주, 항공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에어부산이 흡수통합을 앞두고 수년째 ‘내핍경영’으로 기업 가치를 축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지역 거점 항공사 공중 분해’에 대한 우려도 높다.
에어부산 노조의 한 관계자는 “이번 노사 갈등의 핵심은 통합 이후 동일 처우에 대한 보장 문제”라고 밝혔다. 통합 이후 하나의 회사가 되지만 피인수기업 직원에 대한 임금, 경력산정 등의 차별 우려가 높다는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피인수기업 직원이 임금이나 경력 산정에서 불이익을 받았던 사례가 실제 있었다”고 지적했다.
에어부산 노조는 사측에 통합 이후 동일 처우를 확약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회사 측은 피인수기업 입장에서 인수합병 이후 처우를 약속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인수합병의 실질적 주체인 대한항공이 동일 처우를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이번 노사 갈등 과정에서도 에어부산 사측은 “합병 이후에 직원들 처우에 차별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에 머물렀다.
흡수 합병에 대한 불만은 에어부산 주주도 마찬가지다. 에어부산 등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는 합병이 이뤄지기 전부터 ‘인수 기업’인 대한항공이 사실상 경영을 장악한 상태다.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사장, 김중호 에어서울 사장, 정병섭 에어부산 사장은 모두 대한항공 출신이다.
대한항공 출신인 에어부산 경영진 입장에선 흡수 합병을 앞두고 회사 가치를 높일 ‘인센티브’가 없다. 실제로 에어부산은 2020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방침이 발표된 이후 항공기 확보 경쟁에서 뒤처지는 등 내핍경영을 계속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2026년 1월 전년 동월 대비 ‘탑승률’이 하락한 주요 국내 항공사(월간 4000회 이상 운항)는 에어부산(-2.2%), 아시아나항공(-0.1%)뿐이다. 코로나19 이후 항공업계가 ‘공급 경쟁’에 나서면서 기단 확대, 노선 확대에 나선 상태지만 에어부산은 통합 대비에 집중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잃어가고 있다.
내핍경영이 계속되면서 ‘지역 거점 항공사’인 에어부산이 김해공항 운항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줄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2025년 에어부산의 김해공항 운항은 22%, 승객은 16%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에어부산 경쟁사인 티웨이항공은 김해공항 운항이 43%, 승객이 68% 늘었다. 에어부산의 ‘빈자리’를 노리는 이스타항공도 같은 기간 김해공항 운항이 74%, 승객이 83% 늘었다.
대한항공 계열에서는 에어부산을 흡수합병 하는 진에어가 김해공항 운항을 79% 늘리면서 승객도 89% 늘었다. 그러나 대한항공 계열 3사(대한항공+진에어+에어부산)를 모두 합해도 2019년 대비 2025년 김해공항 운항은 7810편이나 줄었다. 이 때문에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의 증편 운항에도 불구하고 2019년 대비 2025년 김해공항의 ‘국적사’ 운항은 3087편 줄었다.
에어부산의 내핍 경영은 주가 하락 등 기업가치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합병 방침이 발표된 2020년 11월 16일 7610원이던 에어부산 주가는 2026년 3월 4일에는 1700원대로 떨어졌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주가 하락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경쟁사인 티웨이항공의 주가(2478원→1200원대)와 비교하면 하락폭이 크다.
에어부산이 내핍 경영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이 개정된 상법 위반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어부산 기업가치 하락이 인수 주체가 되는 지배주주(대한항공 계열)에게는 이익이지만 소액주주 등 일반주주에게는 손해가 되기 때문이다.
개정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했다. 기업 인수, 합병에서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익이 충돌할 때 일반주주 권리 침해가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합병은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익이 충돌하는 사례로 볼 수 있어 합병 시점에서 주식교환비율을 놓고 주주들의 반발이 발생할 수 있다.
김종우 서울경제부 부장 kjongwoo@busan.com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