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기’의 머지와 ‘아직’을 말하는 일산수지, 변화의 경계에 선 두 그룹전
복합문화예술공간 ‘머지’
7일 ‘아트 파티’ 네트워크 기획전
1년 전시 기록 200쪽으로 엮어
가동 멈춘 ‘일산수지’ 공장에선
6일 부산 중국 러시아 작가 12명
로컬한 장소성 국제적 감각 확장
<2026 MERGE> 연간지 표지. 머지 제공
다가오는 주말, 눈길을 끄는 두 개의 그룹전이 부산에서 거의 동시에 오픈한다. 한쪽에서는 ‘해빙기’라는 이름으로 작가들의 발자취를 다시 호출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기능을 잃은 공장을 ‘아직’ 끝나지 않은 감각의 현장으로 되살린다. MERGE?의 ‘해빙기(解氷期) 유연한 파편들’과 일산수지의 ‘아직_be for the meaning’은 규모도, 전시 형식도, 표면적인 분위기도 다르지만, ‘변화의 경계’에서 멈춤과 새로움 사이의 순간을 다루고 있다. 공간 인식과 장소성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해빙기(解氷期) 유연한 파편들’ 전시 포스터. 머지 제공
부산 금정구의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이하 머지, 부산대학로 50번길 49)는 지난 한 해의 예술적 발자취를 집대성한 <2025 MERGE? 연간지> 발간을 기념해 대규모 네트워크 기획전 ‘해빙기(解氷期) 유연한 파편들’을 선보인다. 전시는 7일부터 20일까지 개최되고, 오프닝 겸 출판 기념회는 ‘아트 파티’(Art Party) 형식으로 7일 오후 5시에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25년 머지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에 참여한 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으로, 한국을 비롯해 러시아, 이탈리아, 프랑스, 폴란드, 독일, 브라질 등 국경을 초월한 국내외 50여 명의 작가가 모일 예정이다.
행사 1부에선 53명(팀)의 전시 참여 작가 안내와 이재웅 작가의 영상 기록을 상영한다. 2부는 머지 프로그램과 전속·소속 작가들을 소개한다. 이어지는 3부에선 사운드 아티스트 홍성률의 비트와 DJ 플레잉이 펼쳐지며, 홍라무, 조은성 작가의 퍼포먼스와 함께 참여 작가, 평론가, 문화기획자, 관객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DJ 라이브 네트워킹 파티가 밤을 수놓을 예정이다.
한편 이번 기획전과 함께 발간되는 <2025 MERGE? 연간지>는 총 200페이지 분량으로, 참여 작가 한 명 한 명의 기록과 작품 세계를 한권의 책으로 담아냈다. 해당 연간지는 국립중앙도서관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에 정식 납본될 예정이다.
그동안 머지는 ‘안과 밖’, ‘부산국제행위예술제’, ‘월간 오픈아츠 레지던스’ 등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예술가들의 지속 가능한 창작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 왔다.
일산수지에서 열릴 ‘아직_비 포 더 미닝(be for the meaning)’ 전시 포스터. 홍지혜 제공
또 다른 전시 ‘아직_비 포 더 미닝(be for the meaning)’은 지금은 가동을 멈춘, 옛 공장을 개조한 일산수지(사상구 감전천로 58)에서 열린다. 공간 자체를 예술적 매개체로 삼는다. 전시는 6일부터 21일까지 이어진다. 오프닝은 6일 오후 6시에 열린다.
홍지혜 전시 기획자는 “이번 전시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보다 ‘무엇이 보이지 않게 되었는가’를 질문한다”며 “공간의 구조와 남겨진 시간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그 상태 자체를 드러내는데, 이때 무언가의 결핍이 아니라, 새로운 인식이 발생하는 조건으로 제시된다”고 전했다.
참여 작가는 부산과 중국, 러시아에서 활동해 온 12명이다. 부산 작가는 김동찬, 송현정, 신새날, 유규영, 윤창호, 장보민, 홍순환, 홍지혜이고, 중국 작가는 리우양, 심초, 지피핑이며, 러시아 작가는 빅토리아이다.
서로 다른 지역적 배경을 지닌 이들의 작업은 하나의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교차하며, 로컬한 장소성을 국제적 감각으로 확장한다. 또한 작품은 공간을 채우기보다 공백과 관계 맺으며 유동적으로 작동한다. ‘있다’와 ‘없다’의 경계를 유보하며 관람객에게 질문이 지속되는 상태를 제안하기도 한다. 전시장 운영 시간은 오후 1시~6시 30분이고, 월요일은 휴관이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