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부 화가’ 황재형 별세
1980년대 강원도 태백 막장서 일하며
광산촌 등 노동 현장 애환 사실적 그려
'광부 화가' 황재형 화백. 부산일보DB
한국 리얼리즘 미술의 거장으로 ‘광부 화가’로 불리던 황재형 화백이 27일 별세했다고 가나아트가 밝혔다. 향년 74세.
1952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난 황 화백은 1981년 중앙대 회화과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 당시 민중미술 소그룹 ‘임술년’을 결성하고, 높이 2m 넘는 그림 ‘황지330’(1981)으로 제5회 중앙미술대전에서 장려상을 받으며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졸업 후엔 “노동자의 현실을 마주하겠다”며 강원도로 향해 태백, 삼척, 정선 등지에서 3년간 막장 생활을 자처했다. 이 경험을 토대로 그는 광산촌의 일상과 노동 현장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결막염이 심해져 광부 일을 그만둔 뒤에도 황 화백은 30년 넘게 태백에 머무르며 노동·문화 운동에 참여하며 작업을 이어 갔다.
지난 2017년 서울 종로구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황재형 개인전 '십만 개의 머리카락' 전시 모습. 부산일보DB
그의 작품은 개발과 성장의 이면에 가려진 시대의 구조적 모순을 기록한 작업으로 평가받는다. 가나아트는 “시대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치열한 눈으로 현실을 응시한 화가”라며 “인간 존재와 자연에 대한 경의를 잃지 않은 채, 한 사람의 삶이 곧 한 시대의 초상이 될 수 있음을 평생에 걸쳐 증명해 보였다”고 추모했다.
2017년 제1회 박수근미술상을 받았고,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40여 년 작업 세계를 조명하는 개인전 ‘회천’을 열었다. 유족은 부인 모진명 씨와 1남 1녀(황제윤, 황정아)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1호이며, 발인은 3월 1일 오전 7시 40분이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