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속가능 수산업 위해 수산진흥공사 설립 적극 검토해야
어민 등 부산 집결 정부 결단 촉구키로
총체적 위기 극복 컨트롤타워 절실해
지난 23일 오전 국내 고등어 어획량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대형선망 어선들이 부산 서구 공동어시장에서 출항해 먼 바다로 나가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우리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탁월한 수산업 환경을 갖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연근해 수산자원 감소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동해와 서해, 남해에 서식하거나 회유하던 어종들이 자취를 감춘 데 이어 양식도 종묘 괴사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수산업계는 고사 직전까지 내몰렸다고 아우성이다. 이대로 가면 어촌 자체가 소멸할 우려도 높다. 수산업계는 현재까지와 같은 소극적인 정부 지원 방식으로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수산업계가 직면한 현안을 전담할 수산진흥공사를 설립해 대규모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어민 등 전국 수산업계 관계자들은 다음 달 10일 부산에 집결해 ‘수산진흥공사 창립추진위 설립 및 창립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기후 위기에 따른 어장 변화는 물론 친환경 규제에 따른 선박 전환 자금난 등 총체적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수산진흥공사를 서둘러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규 어선 도입 금융, 어선 현대화 펀드, 민간 투자 연계 등 수산업 구조 전환을 뒷받침할 정책 고도화를 위해 수산진흥공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해양수산부와 한국수산자원공단, 수협중앙회 등으로 나뉜 수산업 정책 체계를 통합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산업은 현재 큰 변화에 직면했다. 예전처럼 연근해 조업과 양식, 원양어업 위주의 정책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종합적이면서 미래지향적인 수산 발전 계획과 빠른 실행이 필요하다. 더욱이 K푸드 열풍에 발맞춰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위판장과 가공시설 등 후방산업을 육성할 대대적인 투자도 필요하다. 이런 현안들을 해결하려면 대규모 자본 확보도 필수적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수산 정책을 총괄하면서 자금 문제 처리 능력을 갖춘 컨트롤타워를 마련해달라는 수산업계의 요구는 너무나 합당하다. 예전 위기에 처한 해운업을 위해 정부가 한국해양진흥공사를 발 빠르게 설립한 것은 좋은 선례로 꼽힌다.
수산업은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중요한 산업이다. 미래에 닥칠 전 세계적 식량 문제를 해결할 대안 산업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 국민은 수산물 의존도가 무척 높다. 그러나 만성적인 적자와 친환경 선박 전환에 따른 경제 부담을 견디지 못해 파산하는 선사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 수산업계의 현실이다. 더욱이 수산업은 리스크가 큰 산업이다 보니 민간 자본 투자조차 용이치 않다. 수산업계는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제 지속 가능한 수산업 기반 마련을 위해 더 늦기 전에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수산진흥공사 설립을 염원하는 수산업계의 절박한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