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군사훈련 삐걱대는데 김정은 '한국 완전붕괴'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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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가능성 일축 대북 유화정책 위기
균형감 있는 외교로 안보 틈새 막아야

김정은 총비서 지도로 지난 25일 평양 당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9기 제1차 정치국회의에서 제9차 당대회 결정서 초안을 확정하고 인민경제 20개 주요 부문별 5개년계획 초안을 검토·승인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총비서 지도로 지난 25일 평양 당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9기 제1차 정치국회의에서 제9차 당대회 결정서 초안을 확정하고 인민경제 20개 주요 부문별 5개년계획 초안을 검토·승인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겉으로 표방하는 유화적 태도는 서투른 기만극이고 졸작”이라고 비판하면서 ‘한국의 완전붕괴’까지 위협했다. 26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0~21일 북한 노동당 제9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가장 적대적인 실체인 대한민국과 상론할 일이 전혀 없으며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며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분명히 했다. 반면 “현 지위(핵보유국)를 존중하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며 한국을 배제하는 ‘통미봉남’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이다.

북한이 남북대화 가능성을 일축하는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정부의 대북 유화정책은 중대기로에 서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북한 체제 존중, 흡수통일 불(不) 추구, 적대행위 배제 등 ‘3대 원칙’을 바탕으로 잇달아 대북 유화 카드를 꺼냈다. 군사분계선 일대 대북 확성기 철거, 민간 대북전단 살포 중단 요청, 9·19 군사합의 복원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선 교류와 관계 정상화를 통해 비핵화를 유도한다는 ‘END 이니셔티브’를 제시하기도 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민간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해 최근 공식 유감을 표했지만, 결국 북한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한 셈이다.

김 위원장의 초강경 위협 발언으로 한반도 안보가 격변하는 상황이지만, 한미동맹이 중국·북한 문제를 놓고 잇단 파열음을 내 우려된다. 합참과 주한미군은 25일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훈련 계획을 공식 발표했지만, 야외 기동 훈련(FTX)인 ‘워리어실드’(WS) 규모를 합의하지 못했다. 북한 반발을 고려해 우리 군은 연중 분산해 실시하자는 입장이지만, 주한미군은 당초 계획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18일 주한미군 전투기의 서해 상공 출격 훈련과 미중 전투기 대치 상황에 대해서도 국방부와 주한미군 간 설전이 벌어진 상황이다. 중국 견제와 북한 제재 원칙을 고수하는 미국의 안보 전략과 정부의 대북·대중 정책이 갈등으로 비화해선 안 된다.

김 위원장이 미국과는 대화 여지를 열어놓으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월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미 정상 간 ‘깜짝 회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북미 접촉이 성사되더라도 지금 상황에선 우리가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미중이 정상회담을 열고, 미일은 경제·안보 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북중러가 밀착한 가운데 한미일 공조 강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자칫 우리만 패싱당할 수도 있다. 균형감 있는 외교 전략을 세워 안보 틈새가 벌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26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 6300선을 돌파했지만, 한반도 안보가 흔들리면 하루아침에 산산조각 날 수 있다. 안보 이슈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직결되어선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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