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소장파 이어 중진도 “이대론 안돼”…노선 변화 요구 커지는 국힘
‘절윤 거부’에 당내 반발 확산
4선 이상 중진 14명 “이대론 지선 어려워”
당권파, 윤리위 제소 카드로 맞대응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5일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에서 특위 위원, 지역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유죄 선고 이후에도 이른바 ‘절윤’(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당내 노선 갈등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한(친한동훈)계와 소장파에 이어 4선 이상 중진들까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당 노선을 둘러싼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당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만나 당 노선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절윤 거부’ 논란 이후 당내 반발이 커지자, 중진 그룹이 면담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조경태·주호영·권영세·나경원·윤상현·조배숙·박대출·안철수·이종배·한기호 의원 등 중진 14명은 지난 24일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장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회동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지금 상황으로는 6·3 지방선거를 정상적으로 치르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당내 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도 같은 날 조찬 모임을 마친 뒤 ‘윤어게인’ 노선으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는지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장 대표의 ‘절윤 거부’가 논란이 되면서, 당 노선을 분명히 정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이들의 의총 소집 요구를 즉각 받아들이지 않고, 필리버스터 정국이 끝나는 다음 달 3일 이후 의원총회를 열어 관련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장 대표가 사실상 시간을 벌며 버티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소장파에 이어 중진들까지 당 노선을 두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장동혁 지도부가 이를 더 이상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당내 반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즉각적인 노선 정리보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현장 간담회를 열며 민생 이슈에 집중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이에 더해 당권파는 윤리위원회 제소 카드 등을 활용해 장 대표를 향한 반발 여론을 관리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전국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는 지난 24일 발표한 공지를 통해 장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낸 전·현직 당협위원장 24명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피청구인들은 자타가 인정하는 소위 범친한(친한동훈)계 일원들”이라며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집단 성명을 반복적으로 발표하는 건, 특정 세력이 주축이 돼 당내 민주주의와 당원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중대한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친장(친장동혁)계로 분류되는 일부 원외당협위원장들은 친한계 의원들이 오는 27일 예정된 한동훈 전 대표의 대구 방문 일정에 동행할 경우, 당헌상 계파 활동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친한계·소장파·중진 그룹이 잇달아 노선 변화를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당권파가 노선 전환 대신 윤리위 제소 등으로 대응하면서 당내 갈등은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6·3 지방선거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노선 정리 없이 공방만 지속될 경우 선거 전략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지역발전 인재영입 환영식을 열고 손정화 삼일PwC 회계법인 파트너와 정진우 현대엔지니어링 에너지영업팀 책임매니저를 6·3 지방선거 인재로 영입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7일과 다음 달 4일, 6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영입 인재를 발표할 계획이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