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국 vs 박재현, 한미약품 진흙탕 싸움… 경영권 갈등 확전
신 회장 “전문경영인, 회사 주인 아냐”
박 대표, 내달 주총서 연임 여부 결정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전문경영인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간 갈등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박 대표의 연임 여부가 내달 주주총회에서 결정되는 가운데 신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키우면서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갈등이 재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29.83%(한양정밀 지분 포함)다. 이는 고 임성기 창업주 부인인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 63.89%의 절반 수준이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13일 한미사이언스 지분 6.45%를 2173억 원에 장외매수했다.
현재 신 회장은 한미약품 전문경영인인 박 대표와 경영권 개입 문제를 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갈등은 한미약품 팔탄공장 고위 임원의 성추행 사건이 도화선이 됐다.
이달 한미약품이 성추행 임원을 비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박 대표는 신 회장의 압력으로 적절한 조치를 하지 못했고, 해당 임원은 징계 대신 자진 퇴사 형식으로 회사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표는 신 회장과의 대화 녹취를 공개했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녹취는 박 대표가 연임을 부탁하는 과정에서 이뤄졌고, 임원에 대한 징계 절차 등을 압박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신 회장은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녹취가 이뤄진 대화는 이미 해당 임원이 퇴사한 지 열흘이나 지난 뒤였다”면서 “이 대화 중 특정 부분만 끊어 조사 과정에서 압박을 넣은 것처럼 기사화됐다”고 해명했다.
업계는 신 회장이 한미사이언스의 지분을 확대한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임기가 내달까지인 박 대표의 연임 여부는 올해 한미약품 정기 주주총회에서 결정되는데,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에 달려 있다.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는 신 회장이지만, 차후 경영권 지배력을 키우기 위한 차원으로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임종윤 사장이 요청을 해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입한 것일 뿐 그 이상 이하의 의미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경영권 갈등을 넘어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체제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24년 오너 일가 경영권 분쟁을 겪은 한미약품은 작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신 회장은 “전문경영인은 경영을 위임받은 사람이지 회사의 주인이 아니다”면서 “대주주로서 전체 주주의 입장에서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