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사찰보존지 수용재결 취소”… 황령산 전망대 제동?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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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 사찰 땅 수용 무효 판결
대법원, 절차상 하자 최종 인정
환경단체 개발 사업 재검토 요구
부산시 “사업 허가에 영향 없다”

황령산에서 내려다 본 부산 아파트 전경. 이인미 제공 황령산에서 내려다 본 부산 아파트 전경. 이인미 제공

부산시가 황령산 내 사찰 토지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 동의를 받지 않아 수용재결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확정됐다. 환경단체는 이번 판결로 황령산 봉수전망대 개발이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부산시는 해당 판결이 사업 허가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대한불교조계종 마하사가 부산시와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실시계획 인가 무효확인 등 청구의 소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리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지난해 10월 부산고법 제1행정부는 중앙토지수용위원회가 2024년 마하사 사찰림 5개 토지(약 4900㎡)에 내린 수용재결을 취소하며, 1심 원고 패소 판결을 뒤집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중앙토지수용위원회가 상고 했으나 기각된 것이다.

항소심 판결문에 따르면 부산시는 2020년 1월 황령산유원지 개발사업 실시계획안을 공고하고, 이어 6월 마하사 사찰림이 포함된 도시계획시설사업인 황령산유원지 보상사업의 시행자 지정과 실시계획 고시를 냈다. 국토부는 같은 해 공공 개발용 토지 비축사업계획을 승인했고,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23년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사찰림 수용재결을 신청해 이듬해 재결을 받았다.

마하사는 사찰림이 전통사찰보존지이므로 문체부 동의를 받고 토지 수용을 추진해야 하나, 시가 동의를 얻지 않아 실시계획 고시, 비축계획사업 승인, 수용재결 모두 무효라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시가 문체부의 동의를 받지 않아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수용재결 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 다만 이 하자를 실시계획 고시나 비축사업계획승인의 하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환경단체는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황령산 봉수전망대 개발 사업이 재검토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황령산지키기범시민운동본부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해당 부지는 공중으로 케이블카가 지나가는 부지이며, 이번 판결이 황령산 봉수전망대 개발 사업 허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김성영 공원여가정책과장은 “해당 소송은 도시공원 일몰제로 인한 토지 수용 문제였다”며 “문체부의 승인이 없었다는 이유로 토지수용 부분에서 패소했고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케이블카 등 황령산 개발 사업은 토지 소유권 3분의 2 이상을 가진 민간 사업자가 사업 진행에 인가를 받은 상황이며, (이번 판결로) 인가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향후 마하사와 사업자 간 (부지 위로) 케이블카가 지나가는 것에 대해 협의하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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