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의 절반이 복무 만료" 비상 걸린 경남도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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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까지 116명 중 63명 만료
산청 64%·합천 75% 등 공백
공보의 급감…신규 배치도 우려
관리의사 채용도 ‘하늘의 별 따기’

경남 한 보건지소에서 공중보건의가 환자를 보고 있다. 오늘 4월이면 공중보건의가 대거 복무 만료해 의료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김현우 기자 경남 한 보건지소에서 공중보건의가 환자를 보고 있다. 오늘 4월이면 공중보건의가 대거 복무 만료해 의료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김현우 기자

경남도 내 공중보건의사(이하 공보의) 절반이 오는 4월까지 복무 기간이 만료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추가 인력 충원이 쉽지 않다는 우려 속에 일부 기초지자체는 웃돈까지 얹어 일반 관리 의사 채용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22일 경남도와 지역 보건소 등에 따르면 현재 근무 중인 경남의 ‘의과’ 공보의는 116명이다. 이중 오는 4월 복무를 마치는 3년 차는 총 63명이다.

전체 54.3%, 절반이 넘는 의과 공보의가 한꺼번에 그만두는 셈이다.

공보의는 군 복무를 대신해 36개월간 보건소와 보건지소, 병원선 등에서 의료·보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역 대체복무자다.

일선에서 외래 진료와 예방 접종 등 1차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저렴하거나 무료로 원외 처방전을 발급해 준다. 특히, 건강 증진 프로그램과 감염병 대응 등 지역사회 보건 사업에도 힘쓴다.

대형 병원이 있는 시 단위 지자체는 그나마 낫지만 병의원이 크게 부족한 군 단위 지자체는 공중보건의 의존도가 높다. 사실상 필수 의료로 꼽히기도 한다.

통상 공보의 복무가 만료되면 보건복지부에서 복무 만료 인원만큼 다시 인력을 충원해 지역에 재배치한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신규 공중보건의가 충원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안팎으로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의과’ 공보의 충원이다. 공보의는 보통 의대를 졸업하고 막 의사 면허를 딴 사람들이 입대하며 충원되는데, 앞서 의정 갈등으로 인해 면허 취득자가 급감했다.

여기에 최근 현역 입대를 선택하는 의대생이 급증한 현상도 한몫하고 있다. 현역병은 복무 기간이 18개월인 데 반해 공중보건의는 36개월이다.

결정적으로 현역병 월급을 현실화하면서 급여를 벌며 군복무를 동시에 해결하던 공보의가 가진 이점이 사라졌다. 의대생이 대거 현역 입대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선 올해 전국적으로 충원될 인력이 100명 안팎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경남도 한 보건소 관계자는 “농어촌 지역에서 공보의는 1차 의료의 거의 유일한 책임자다. 그나마 작은 병의원이라도 있는 읍 지역은 낫지만 아무 것도 없는 면 지역은 부담이 크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가벼운 진료를 받기 위해 도시로 나가야 할 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남도 안에서도 배치된 공보의 중 절반 이상이 이탈하는 곳은 이미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산청군의 경우 11명 중 7명, 합천군은 12명 중 9명이 4월까지 복무를 마친다.

지자체 관할 면적이 넓은 데 반해 병원은 거의 없는 이들 군 단위 지자체로선 의료 공백이 불가피하다. 공보의 인력이 보충된다 해도 도서 지역을 담당하는 병원선 등 의료 취약지부터 보충될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게다가 공보의들은 복무 만료 전 밀린 휴가를 몰아서 쓰는 경향이 심해 지자체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또 다른 군 단위 보건소 관계자는 “복무 만료 인원이 적은 지자체는 아예 보충이 안 되거나 오히려 다른 곳으로 재분배될 수도 있어서 걱정이 큰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당수 군 단위 지자체들은 진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미리 관리 의사 채용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하늘의 별 따기다.

일반적으로 일반의는 일당 50만 원, 전문의는 60만 원에 채용할 수 있다. 이 같은 높은 급여에도 의사들이 군 단위 근무를 꺼리다 보니 일당을 크게 올려도 감감무소식이다.

실제 합천군은 최근 일당을 100만 원까지 올려 관리 의사 채용에 나섰다. 연봉으로 치면 2억 4000만 원에서 2억 6000만 원에 달하는 고액이지만 지원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인근 지자체들 역시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합천군의 채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합천군은 신규 공중보건의가 배치되기 전까지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는 한편 경남도와 보건복지부에 의료취약지표를 반영한 공보의 우선 재배치를 요구했다.

합천군 안명기 보건소장은 “공중보건의 복무 만료와 배정 인원 감소로 인해 의료취약지로서 고민이 많지만 가용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의료공백 최소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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