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의 완전체 [키워드로 트렌드 읽기]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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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 '설 빅세일' 모델 H.O.T. G마켓 제공 G마켓 '설 빅세일' 모델 H.O.T. G마켓 제공

G마켓(지마켓)이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은 아이돌 그룹 H.O.T.(에이치오티)를 모델로 섭외한 ‘2026 설 빅세일’ 광고 영상이 화제다. H.O.T.는 공식 해체를 알렸던 2001년 이후 17년이 흘러 MBC ‘무한도전’ 출연을 계기로 재결합 무대도 성사됐지만, 멤버 전원이 함께 기업 홍보를 위한 모델로 발탁된 것은 25년 만에 처음이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사자 보이즈(Saja Boys)’의 모티브 중 하나로 언급되는 H.O.T.의 위상을 감안했을 때, 멤버 5인(문희준·장우혁·토니 안·강타·이재원)이 그대로 다시 뭉친 ‘완전체’의 의미도 결코 가볍지 않다. G마켓은 지난달 28일 공개한 티저 광고를 시작으로 이달 1일에는 본편 영상 7개를 동시에 시리즈로 선보였다. H.O.T.의 대표 히트곡을 활용해 설 빅세일 특가 상품을 소개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H.O.T.의 인기가 치솟았던 1990년대 중후반 당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무대 의상과 함께 절묘한 감각으로 개사된 노래와 웃음 터지는 장면이 더해져 폭발적인 반응을 낳고 있다. G마켓 공식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수는 5만 명 수준이지만, 각 영상 조회수는 공개 사흘 만에 대부분 300만회에 이르렀다. 댓글에는 “광고 진행하시는 분 복 많이 받으세요”, “의리로라도 뭐 하나 사야겠다”라는 등의 호평이 쏟아졌다. 심지어 “AI가 아니라고?”, “이걸 성사시켰다고?”, “옛날이라면 절대 안 찍었을 광고들”이라면서 ‘신비주의’ 콘셉트까지 내려놓은 H.O.T.를 향한 놀라움도 잇따랐다. 일각에서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도 시선이 쏠린 가운데, ‘탈(脫) 쿠팡’을 고민하는 잠재 고객층에 친근한 인상을 남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물론 G마켓이 유명 가수를 등장시킨 광고는 H.O.T.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9월부터 김경호·박완규·체리필터를 섭외한 뒤 로커들이 히트곡을 열창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득템’한 상품을 자랑하는 반전 흐름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어 11월에는 설운도·김종서·환희·민경훈, 12월에는 에일리가 각각 주인공으로 등장해 연령과 장르까지 넘나들었다. 새해를 앞두고는 밴드 자우림이 등장하며 팬들에게 유쾌한 ‘충격’을 안겼다. 주 고객층인 30~50대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소비를 유도하는 전략이지만, B급 유머코드가 ‘밈(Meme)’으로 재생산되면서 10~20대에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설운도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1997년에 발표한 ‘사랑의 트위스트’ 속 가사 ‘상하이 상하이’를 ‘상의 하의’로 바꿔 부른 이후로 "요즘 젊은 친구들이 나를 알아본다"며 최근 겪은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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