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들녘서 펼쳐진 맹금류의 먹이 쟁탈전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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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똥가리에 사냥물 빼앗긴 참매
경쟁자 떠나자 남은 먹이 해치워
“울산 생태계 건강성 입증 사례”

지난 1월 16일 오전 울산 울주군 온양읍 동상리 들녘에서 멸종위기종인 참매(오른쪽)가 사냥한 먹이를 말똥가리가 가로채기 위해 맹렬한 기세로 달려들고 있다. 윤기득 사진작가 제공 지난 1월 16일 오전 울산 울주군 온양읍 동상리 들녘에서 멸종위기종인 참매(오른쪽)가 사냥한 먹이를 말똥가리가 가로채기 위해 맹렬한 기세로 달려들고 있다. 윤기득 사진작가 제공
먹이를 가로채려는 말똥가리와 이를 지키려는 참매가 들녘에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시민생물학자 윤기득 사진작가 제공 먹이를 가로채려는 말똥가리와 이를 지키려는 참매가 들녘에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시민생물학자 윤기득 사진작가 제공

울산 울주군 온양들녘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참매와 말똥가리의 치열한 먹이 다툼 현장이 포착됐다. 이는 울산의 자연생태계가 안정적인 먹이사슬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울산시는 지난달 16일 오전 11시께 울주군 온양읍 동상리 들녘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인 참매가 사냥한 먹이를 말똥가리에게 빼앗기는 장면이 관찰됐다고 2일 밝혔다. 해당 장면은 시민생물학자인 윤기득 사진작가의 카메라에 생생하게 담겼다.

당시 상황은 참매가 흰뺨검둥오리로 추정되는 사냥물을 먹기 시작할 무렵, 말똥가리가 이를 가로채려 사나운 기세로 날아들며 시작됐다. 두 맹금류는 먹이를 놓고 날개를 퍼덕이며 다툼을 벌였다. 결국 먹이를 차지한 말똥가리는 참매를 경계하며 배를 채웠다. 먹이를 빼앗긴 참매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 가까이서 기다리다가 말똥가리가 현장을 떠난 뒤에야 남은 먹이를 마저 먹고 자리를 옮겼다.



말똥가리가 가로챈 먹이를 먹는 동안 참매가 자리를 떠나지 않고 미련이 남은 듯 지켜보고 있다. 먹이를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두 맹금류의 날카로운 신경전이 야생의 생존 경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윤기득 사진작가 제공 말똥가리가 가로챈 먹이를 먹는 동안 참매가 자리를 떠나지 않고 미련이 남은 듯 지켜보고 있다. 먹이를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두 맹금류의 날카로운 신경전이 야생의 생존 경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윤기득 사진작가 제공

조류 전문가인 공주대 조삼래 명예교수는 “말똥가리는 들쥐 등 소형 포유류를 먹이로 하며 오리류를 직접 사냥하기 어렵다”라며 “이번 사례는 참매가 일정 부분 먹이를 먹고 난 뒤 다툼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번에 포착된 참매는 날카로운 흰눈썹선과 청회색 몸빛이 특징인 맹금류이며, 말똥가리는 겨울철 농경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맹금류다. 특히 관찰 현장인 온양 동상리 들녘은 흑두루미, 고니 등 다양한 철새가 찾는 생태적 요충지로 알려져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의 자연환경이 건강하게 작동하고 매우 풍요롭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앞으로 이러한 관찰 기록을 철새여행버스 등 탐조 생태 관광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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