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저스 12시간 조사…사과 없이 “협조하겠다” 되풀이
한국법인 임시 대표 30일 경찰 출석
조사 후 취재진 답변 없이 현장 떠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셀프 조사'로 증거를 인멸한 혐의 등을 받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가 31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사에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증거를 인멸한 혐의 등을 받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가 지난 30일 경찰에 출석해 12시간 넘게 조사받았다.
로저스 대표는 31일 오전 2시 22분께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사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로저스 대표는 취재진으로부터 혐의 인정 여부, 출국 계획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답변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로저스 대표는 전날 오후 2시 경찰 조사에 출석했다.
경찰은 로저스 대표를 상대로 쿠팡이 경찰 몰래 개인정보 유출 피의자를 중국에서 접촉하고 노트북을 회수해 포렌식한 경위 등을 추궁했다.
로저스 대표는 지난달 25일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정부 조사와 경찰 수사를 방해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를 받고 있다. 경찰은 쿠팡이 증거 일부를 인멸했거나 규모를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빠져나간 정보가 3000만 건에 달한다고 보고 있지만 쿠팡은 자체 조사 결과 유출된 개인정보가 3000건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로저스 대표는 앞서 경찰의 두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체포영장 신청 가능성이 제기되자 입국해 조사받았다.
그는 지난 30일 경찰에 출석하며 “쿠팡은 계속 그래왔듯 한국 정부의 조사에 완벽하게 협조하겠다”라며 “오늘 경찰 조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라고 밝혔다. 심야 조사에도 응해 오후 10시께까지 경찰 질문에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2020년 숨진 쿠팡 노동자 고(故) 장덕준 씨의 산재 책임을 축소·회피하는 보고를 지시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달 국회 청문회에서 자체 조사를 국가정보원이 지시했다고 주장했다가 국정원이 부인하며 위증 혐의도 추가됐다.
경찰은 이날 증거인멸 혐의 조사에 집중하며 다른 의혹에 대해서는 아직 로저스 대표의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가 통역을 통해 이뤄져 시간적 한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