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인중개사도 전세사기 피해 손해배상 책임져야”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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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존 보증금 50% 지급 판결
“확인·설명 의무 위반 과실”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전세사기 사건에서 공인중개사들이 확인·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피해 금액에 대한 일부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민사17부(맹준영 부장판사)는 수원지역 주택 임차인들이 임대인 및 공인중개사 6명에 대해 신청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임대인은 잔존 보증금 54억 원 전부에 대한 지급을, 공인중개사들은 임대인과 공동해 잔존 보증금 50%에 해당하는 손해배상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인중개사들은 공인중개사법이 요구하는 공인중개사의 확인·설명 의무를 위반하는 과실에 의한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며 “피해자들이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중개대상물 권리관계 등 자료와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임차인(원고) 39명은 이 사건 임대인과 2022년 5월부터 2023년 3월까지 각각 1억∼1억 9000만 원 해당하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임차인들은 “임대인이 임대차 계약 종료 시 보증금을 제대로 반환할 능력이 없었는데도 보증금을 받아 편취했고, 공인중개사들은 법에서 정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주장하며 임대인과 공인중개사들의 공동불법 행위에 따른 임대차보증금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공인중개사들은 “임대인과 전세사기를 공모하지 않았고 원고들에게 중개대상물에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됐다는 사실을 고지했으며,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공동담보 목록을 기재하는 등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할 위험을 알렸으므로 공인중개사법상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공인중개사들이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됐다는 내용만 기재했을 뿐 각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된 다른 구분건물의 부동산등기부에 표시된 선순위 권리가 있는지 확인하는 내용은 기재하지 않았다고 봤다.

또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이 사건 공동저당권 중 일부만 기재됐고, 해당 공동저당권의 피담보채무는 이 사건 건물 전체 가액의 약 30%에 불과해 원고들이 보증금 회수 가능성에 대해 안전하다는 착오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른바 ‘수원 일가족 전세사기’ 사건과 관련해 임대인 A 씨는 무자본 갭투자로 경기 수원시 일대에서 피해자 500여 명, 760억 원 규모의 전세사기를 저질러 지난해 9월 법정 최고형인 징역 15년을 확정 선고받았다.

공범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그의 아내와 감정평가사인 아들은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4년을 확정받았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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